택배 물류 ‘이미지 개선 시도’ ‘증차-법 신설’ 위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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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류 ‘이미지 개선 시도’ ‘증차-법 신설’ 위한 꼼수(?)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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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접목 사회적 합의 ‘목적’...‘배 번호판’ 2차분 번호표로도 대신

택배 물류업이 국민 친화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택배기사 등 하도급 특수고용직(이하 특고직) 종사자들을 내세워 이들 고용주인 택배사가 실익을 챙기려는 꼼수가 담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기사 등 하청 종사자를 내세워 화주사와의 불공정 계약에 따른 요금문제와 자가용 택배차관련 신규증차를 비롯한 관련법 신설에 있어 접근법을 달리한데 따른 것이다.

관리비용과 책임부담을 덜기 위해 화물운송업 종사자들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를 감한 나머지 금액으로 일감을 할당했던 관련업체들은 그간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목적달성을 꾀해왔다.

하지만 이들 본사로부터 각종 패널티와 처우개선 요구안을 거부당한 특고직 운송업자들이 배송 거부를 선언하면서 당초 계획이 좌초되자, 파업 중인 택배기사의 대변자임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현안 과제인 ‘규제개혁’이란 우회항로를 택했다.

▲‘택배 물류’ 소시민 이미지 탈변 중

올 들어 화물운송 물류시장의 핫이슈는 규제개혁 수술대에 오른 ‘택배’다.

고강도 저임금 직종에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택배기사들이 비정규직 형태의 특수직 대표 사례로 거론되면서 택배 현장 종사자들에게는 소시민의 근면성과 고된 노동에 따른 연민까지 더해져 문화 콘텐츠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택배기사가 드라마 배역으로 꼽히는가 하면, 수출입 물량을 반출입하는 복합물류단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로 인해 촬영지로 선택된 물류시설이 화제의 현장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택배 경우에는 스토리 전개상 분위기 반전을 위한 소개로 이용되는가 하면, 사건 실마리를 풀어내는데 ‘택배기사’가 중요 단서로 투입되는 등 스크린상에 종종 이용돼 왔다.

일예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주요 배역인 남편의 직업이 배송기사로 설정돼 있어 택배 유니폼을 착용하고 물류센터를 배경으로 촬영된 바 있으며, 영화 ‘공범’에서는 주인공 아버지를 극중 택배기사로 배정해 성실한 소시민이란 이미지와 범죄자 신분의 이중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쓰이기도 했다.

게다가 특고직의 불안정한 생활을 언급할 때 ‘택배’는 빠지지 않고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택배기사의 48시간을 필름에 담아 일자리의 질적 개선과 취업난의 심각성을 재조명하는가 하면, 해외직구관련 국제특송․택배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제도적 문제점과 입방아에 올랐던 ‘갑의 횡포’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성을 각성케 하는 소재로 반영됐다.

문제는 이들 종사자를 사각지대로 내몬 상위 택배업체가 이미지 설정작업을 통해 실익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하청업체 대변자로 나선 ‘갑(택배사)’의 속셈은?

흔히 집하물을 문전배송하는 택배기사는 개인운송사업자(개별․용달)이거나, 택배회사의 아래 단계에 있는 협력사와 계약된 지입차주들이다.

차량 유지비부터 4대 보험, 식대까지 차주가 직접 부담하는 개인사업자이지만 하도급 계약상 ‘갑’인 택배회사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통제받는 ‘노사(勞使)’관계가 성립되는 특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관계는 ‘택배’가 규제개혁 리스트에 오른데다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상군에 속하면서 회복 분위기를 자아냈다.

업무수칙과 본사방침을 일방적으로 하달하던 운영관리 시스템은 배송거부사태를 기점으로 수평적 구조로 회귀 중이라는 게 택배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특고직 하청 종사자들이 요구한 처우개선 부분을 제외한 이외 부가요소인 무상 건강검진, 우수사원 포상 등으로 이뤄져 있어 문제의 핵심을 비켜나가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들을 직영화해 그간 헐값에 썼던 노동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이행하는 것이지만 감가상각비 부담으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력업체 복지차원에서 지원을 다각화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상위업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현안과제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한편, 동정심을 자극해 문제 근원을 희석시키면서 법 신설 등 제시한 대안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택배업계는 진솔한 영상과 현장에서의 진정성이 문화 콘텐츠와 결합되면서 요금 현실화와 제도 개선의 불가피함을 공론화하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택배기사를 소재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등이 반영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그간 격양됐던 택배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택배기사를 응원하는 내용부터 감사의 뜻을 전하는 사례도 전보다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내 추가 공급될 택배전용넘버(배 번호판)의 2차분을 최대치로 수령하기 위한 번호표로도 대신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2차분 넘버는 법인(택배사)과 개인으로 나뉘어 지급되며 16개 택배사를 평가해 우선순위별로 할당한다는 게 정부방침”이라며 “대상항목에는 택배기사 등 인물적 인프라 보유능력과 근로여건 개선여부 등이 포함돼 있어 하청업체를 다독이기 위한 복지사업이 업체마다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사들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귀속․관리받는데서 비롯된 문제점을 언급, 그에 따른 대책으로 법 신설과 신규허가를 촉구해왔으며, 햇수로 7년째인 올해에는 지난해 1만 1200여대에 이어 1만 2000여대의 증차 획득이란 목적달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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