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제3자 매각 추진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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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제3자 매각 추진을 우려한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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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전통을 숭배한다고 말한다면 젊은 세대들에게 어색하게 들릴까. 전통은 ‘위로부터 물려받아 후대에 넘겨줄수록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듯 역사가 짧은 집단에게는 도무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위로 물려받을 올바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을 말할 때 역사성은 대단히 중요한 가치가 된다.

그렇다고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오랜 관행은 올바로 고치는데 더욱 힘들기에 그러하다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전통이 다소 퇴색된 반면,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가 함께 해온 오래된 기업, 오래된 브랜드가 있다. 이명래 고약이나 안티푸라민을 모르는 지금의 60대는 거의 없을 것이다. 몽고간장이나 동화약품 활명수도 그렇다.

교통부문에도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브랜드가 있다. 금호고속라는 이름이 바로 그것이다.

해방 이후 전근대적 교통환경 속에서 호남권 교통수요에 부응해 만들어진 광주여객자동차가 효시로 이후 광주고속, 금호고속 등으로 사명을 변경해오며 무려 70년 가까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속버스업체로 국민들의 사람을 받아 왔다.

그 금호고속이 사모펀드에 인수되더니 이제 또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본래의 그룹이이 아닌 제3자 매각으로의 인수가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제활동의 자세한 내용은 차치하고 우리는 국내 대표 버스운송기업이 본래의 기업군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고대해 마지 않는다. 그것은 전통의 금호고속이 전통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자 올바른 판단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금호 관계자들의 말은 유난히 절절하게 들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으로서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금호고속이 회사 존립에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금호터미널’과 분리돼 ‘금호’라는 브랜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 그것이다.

기업활동에는 인정사정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최소한의 명분은 있어야 한다. 사모펀드는 금호를 사랑하는 국민의 정서와 기업전통을 존중해 올바른 판단을 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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