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시장 다양성 시도, “아직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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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시장 다양성 시도, “아직은 쉽지 않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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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위주서 벗어나 다양한 엔진 차량 쏟아져

LPG 위주서 벗어나 다양한 엔진 차량 쏟아져

현대∙기아 쏠림, 보조금 지원 등 넘을 산 많아

택시 시장을 놓고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기존 세단 위주에서 벗어나 차종이 다양해 진 것은 물론, 엔진 타입도 LPG를 탈피해 디젤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르노삼성차는 대전과 제주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행됐던 전기차 ‘SM3 Z.E.’를 서울시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범 사업으로 10월부터 10여대가 운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전기차 택시 운행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전망은 밝은 상태.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전국 확대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정부∙지자체 보조금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차량 가격과 충전 인프라 확충이 문제지만, 업계는 “얻을 수 있는 파급 효과가 커 택시 진출이 전기차 활성화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디젤차 택시 시장 진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 i40 디젤이나 그랜저 디젤을 쓰는 법인택시 업체가 일부 나온 상황에서, 르노삼성까지 SM5 D 디젤을 택시로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로6 기준 적용 디젤 엔진을 의무 장착해야 하는 2015년 9월부터 경유 택시도 화물차나 버스 수준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대략 350원 정도 수준이라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란 게 업계 반응이다.

다양한 배기량 디젤 차량을 어떻게 택시 관련 법 틀에 맞출 수 있는 가는 해결과제다. SM5는 원래 중형차지만, 디젤의 경우 엔진이 1.5리터라 소형택시로 분류된다. 르노삼성 측은 “중형택시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규가 바뀌면 택시 진출을 적극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 택시로 선보였다. 가격은 준대형 택시보다 다소 비싼 2600만원이지만, ℓ당 21.7㎞나 되는 도심연비가 압권이다. 개인 의지가 차량 구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차량 교체 주기도 비교적 승용차 못지않게 긴 개인택시 업자를 상대로 수요가 제법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내 택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현대차도 지난 20일 LF쏘나타 택시를 내놨다. “워낙 업계에서 인기가 높은 차종이라, 이번에 안전∙편의 부문에서 상품성이 크게 개선된 만큼 경쟁력이 탁월할 것”이란 게 현대차 판단이다.

업계는 연간 4만~4만5000대 수준 택시 시장에서 LPG 연료 선호 구조가 크게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실상 “현대∙기아차 독점 구조 탈피” 문제와도 맞물리게 된다.

현재 국내 택시 등록 대수는 5월 말 기준 24만9257대. 이중 개인택시가 16만4466대인데, 현대∙기아차(14만782대) 비중이 85.6%나 된다. 현대∙기아차 쏠림이 조금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인택시까지 합치면 88%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력 높은 택시가 쏟아지고 좋은 평가가 나온다면 차종 다양성 확보는 물론 택시 차량에 대한 운전자 품질∙서비스 불만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했다. 완성차 업계도 “택시 시장 진출이 장기적으로 차량 홍보에 긍정적 영향을 줘 판매 신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기대에도 불구하고 “택시 시장이 다양화되기는 아직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품 수급이나 정비가 수월한 현대∙기아차 아성을 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은 택시를 내놓지 않는 한 활성화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근거다.

유가보조금도 걸림돌이다. LPG 외에는 가솔린∙디젤에는 혜택이 없다. 디젤의 경우 내년 9월부터 유가보조금이 지원된다 해도 연간 1만대까지로 제한된다. 가솔린에 대한 지원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아무리 연비가 뛰어난 차를 내놓는다 해도, 국내 택시 시장에서 LPG 쏠림 구도와 현대∙기아차 독점 현상을 깨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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