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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건수제를 향한 고언(苦言)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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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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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의 할인할증제도가 25년만에 바뀐다. 시행시기는 2018년. 당초 2016년부터 시행할 방침이었지만 통계를 집적하고 소비자들이 새 제도를 충분히 숙지하도록 2년간 유예했다.

제도가 다수의 무사고자에 한해 2.6%의 보험료 할인을, 다수의 사고 유발자에게 더 큰 할증폭을 부담하게 한다는 게 골자기 때문이다. 3년간 무사고여야 줄어드는 할인혜택을 1년으로 줄인 것도 대다수 가입자에게는 희소식으로 들린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소액 물적 사고에 대한 부분으로 정비업계와 일부 소비자단체는 보험료 할증에 따른 부담으로 자비처리 비중이 증가해 음성적 사고처리 및 정비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사고 발생 시 보험료 할증폭을 늘려 안전 운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지만 문제는 운전이 생업인 운전자와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과신이다.

또한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기 전 재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안전운전에 대한 운전자의 뿌리 깊은 의식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정책 입안자들이야 정책과 제도로 도로의 안전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싶겠지만 개인에게 제도 이행의 의무가 공공의 안전을 위한 자발적 실행을 보증하지 않아서다.

제도는 의식을 제어할 수 없다. 자동차는 이미 삶의 편리함을 위한 생활 기기이고, 누구에게는 클래스를 나타내는 과시의 도구다. 심지어 누구에게는 오락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들 모두에게 사고 시 오를 보험료 부담이 자신이 안전 운전을 해야 할 당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불경기에 서민에게 보험료의 증가가 가계의 부담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교통사고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 점수제가 부조리해 대만민국의 교통사고율이 OECD 최상위에 위치한 게 아닌 것과 같은 이유다. 교통 환경이 바뀌어 대물사고 비중이 늘었다는 그래서 사고의 크기가 아닌 건수에 의해 보험료가 매겨져야 한다는 것은 수치적 효용성에 근거한 경제적 마인드로는 이해가 되지만 안전 운전 유도를 위한 개인의 의식 실천을 유도하기에는 논리가 버겁다.

특히나 이런 감정은 생계형 운전자에게 더 크게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 이들에게 운전은 편리와 과시와는 차원이 다른 노동 그 자체이기에 도로 위에서 보내는 그 땀과 시간 앞에서 예측 불가한 사고 노출 빈도는 의지와 상관없이 많아질 수밖에 없으니 문제다.

제도에서 소수를 위한 안전장치는 사치다. 불특정 다수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제도는 특정 소수에게는 제약이 될 수도 있다. 제도는 일종의 강제다. 이행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도의 자발적 실행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선의가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제도가 아니냐는 의혹 앞에서 떳떳해지려면 시행에 앞서 두루 돌아 볼 것이 더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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