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렌터카 ‘호황’…카드사·캐피탈사 ‘눈독’
상태바
장기렌터카 ‘호황’…카드사·캐피탈사 ‘눈독’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4.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사업자도 리스보다 장기렌탈 선호 추세

‘허’ 인식변화·저렴한 LPG·편리한 관리 ‘강점’

신한카드 내년 사업 본격화…치열한 경쟁 예고

서울 마포구에 사는 A씨(40세)는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 두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제조공장과 판매처를 연결해 주는 기존 업무를 개인사업자로 전환해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형태로 사업계획을 세운 후 마지막에 고민한 것이 업무용 차량의 대여 형태였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니 영업용 택시 못지않게 주행거리가 긴 터라 차량을 구입하는 것보다 대여하는 게 낫겠다 판단했습니다. 오토리스와 장기렌탈 중 어느 쪽이 이득이 될지 고민한 끝에 장기렌탈을 선택했죠. 연료비도 저렴하고 관리도 편리해 1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장기렌터카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존에는 공공기관과 기업 등 법인용 장기렌탈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1년 이상 비즈니스용이나 개인 장기렌탈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여자동차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KT렌탈의 경우 장기렌터카 성장률이 2011년 19%, 2012년 25.3%, 2013년 30.3%인 데 비해 개인 장기렌터카 성장률은 141.1%, 86.9%, 85.3%씩 급성장했다. 업계 2위인 AJ렌터카의 장기렌터카 성장률도 2011년 12%, 2012년 13%, 2013년 16%인 데 비해 개인 장기렌터카 성장률이 33.0%, 55.9%, 60.0%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장기렌터카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이용하는 오토리스와 비교했을 때 렌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리스와 달리 렌터카는 비용이 저렴한 LPG를 연료로 선택할 수 있는 데다 주행거리에 제한이 없고, 보험을 따로 들 필요 없이 사고가 나거나 차에 문제가 생기면 렌터카업체가 알아서 처리해 준다. 또 정비업자가 직접 방문해 차량 소모품 등을 주기적으로 교환해 주기 때문에 따로 차량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서울렌터카조합 관계자는 “과거에는 ‘허’ 번호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하’, ‘호’ 넘버가 추가되고 대기업 임원들이 이런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어 ‘성공한 직장인’이라는 이미지가 일반인들 사이에도 자리 잡히고 있다”면서 “이러한 렌터카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장기렌터카 시장이 성장을 이끄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리스에 주력했던 카드사와 캐피탈사들까지 장기렌터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09년부터 사업에 뛰어든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CNH리스 등 여신전문귱회회사들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아주캐피탈이 할부금융 상품과 연계한 장기렌탈 영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카드업계의 대부격인 신한카드가 장기렌터카 진출을 선언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오토리스, 장기렌탈로 대변되는 ‘자동차금융상품 3종 세트’를 완성키로 하고, 내년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다음 달 차량 50대를 출고해 2018년까지 2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향후 카드사와 캐피탈사들 간의 장기렌터카를 둘러싼 사업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2014년 3월 말 현재 장기렌터카를 취급하고 있는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차량보유대수는 1위 현대캐피탈이 3만8316대, 2위 삼성카드 1만726대, CNH리스 1949대, KB캐피탈 1019대, 하나캐피탈 752대, 도이치파이낸셜 206대, CXC종합캐피탈 58대, 메리츠캐피탈 54대 순.

여신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렌터카 시장의 성장은 일본, 미국 등에서는 이미 렌터카 전체 시장의 성장에 일조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전국망을 가지고 있는 여신금융회사들이 기존 금융상품과의 패키지 형태로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 국내에서도 전체 렌터카 시장을 주도할 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