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km ‘해무’ 등장에 고속버스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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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km ‘해무’ 등장에 고속버스업계 ‘초긴장’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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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층 KTX도입…‘운임 30% 저렴’

프리미엄 버스 도입은 아직 요원 ‘설상가상’

WiFi, 안대․담요 등 심야버스 서비스 강화

 

한국철도연구원이 올해 안으로 ‘해무’의 속도를 시속 450km까지 끌어올리고, 상용화하는 방안을 밝혔다. 시속 450km면 서울-부산을 90분대로 연결할 수 있는 속도다. 특히, ‘해무’는 수 백 조원에 달하는 세계 철도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성장 중이다. 고속버스업계는 ‘초긴장’ 분위기다.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는 ‘프리미엄버스’ 도입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고, 이렇다할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고속철도 ‘해무’가 올 연말 신기록에 도전한다.

김석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단장은 “지난해 421.4Km를 달린 데 이어 올 연말까지는 450Km 달성, 그리고 향후 몇 년 이내로 최고 시험속도로 시속 600Km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 중이다”고 지난 5일 밝혔다.

450km면 서울~부산 90분, 부산~평양을 2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해무의 엄청난 스피드는 객차마다 달린 엔진에서 나온다. KTX는 맨 앞 객차에만 동력장치가 달려 있고 이 객차 하나가 나머지 차량을 끌어당긴다. 반면 해무에는 객차마다 하단에 동력장치가 달려 있어 속도를 끌어올리기 쉽다.

공기 저항도 줄였다. 머리 부분이 뾰족하고 객차 모양이 유선형으로 설계돼 기존 KTX보다 공기 저항을 10% 정도 덜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해무를 2~3년 안에 상용화하고, 철도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키워 일자리를 늘리고, 200조원 규모의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17년에는 KTX 2층 열차도 선보인다.

포화 상태에 이른 여객 수송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인데, 철로의 추가건설 없이 여객 수송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만큼 열차 운임도 30% 정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코레일은 밝혔다.

정부에서 고속철도 등 철도 기술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 백 조원에 달하는 세계 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통일 후 북한, 중국, 러시아로 이어지는 신개념의 여객, 물류 실크로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고속열차의 최고 속도는 기술력의 상징이다. 얼마나 빠르냐가 수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프랑스의 ‘테제베’와 중국의 ‘CIT500’이 세계 최고 철도 기술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최근까지 세계 최고는 프랑스의 테제베가 지난 2007년 기록한 ‘시속 574.8Km’였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철도장비 제조 국영기업 '난처'가 자체 개발한 고속 열차 ‘CIT500’이 시험 운행에서 시속 605km을 기록했다.

홍콩 신보(新報)에 따르면 CIT500은 시속 605km로 10분 간 운행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은 머지않은 미래에 고속 열차가 시속 800~850km로 운항하는 민용항공기에 도전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중국과 프랑스, 일본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속버스업계는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A고속사 임원은 “최근 들어 해무, 호남고속철도, 2층 KTX 등 새로운 철도 기술이 개발되면서 고속버스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 아래 철도업계가 성장하고 있지만 고속버스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장이 없이 현상유지만 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B사 임원은 “KTX 등장 이후 고속버스업계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됐다. 철도산업의 잇따른 신기술 등장으로 또 한번 승객이 철도쪽으로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의 매출 감소, 서비스 악화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소화하는 방안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속버스업계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버스’. 아직은 가시권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버스란 우등버스보다 양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로, 사람들은 ‘침대버스’, ‘1등석 버스’ 등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스 도입을 고속버스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부차원에서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업계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속버스조합 관계자도 “프리미엄 버스 도입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론속 사진은 ‘컨셉카’에 불과하고, 3열28석인 우등고속보다 좀 더 넓은 공간을 승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버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속버스의 기본 서비스를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기본 서비스로는 ▲전 버스 WiFi 설치 ▲냉온수기 설치 ▲계절별 간식 ▲담요와 안대 제공 ▲운행 중 현 위치 알려주기 등이 있다.

몇 몇 회사들은 이미 이런 서비스를 하면서 승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전 버스로 확대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이다.

또, 고속도로 최고 속도가 최대 120km를 넘지 않는 도로 조건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철도와의 속도 경쟁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한편으론 고속버스와 철도의 경쟁 이미지를 상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통수단 중 도로의 수송분담률이 전체의 88%를 차지, 도로 의존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교통수단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교통수단간 수송분담률은 ▲도로 87.84%(259억9400만명) ▲철도 12.04%(35억6400만명)였다.

도로의 경우 승용차 54.69%(161억8500만명), 버스 23.5%(61억1300만명), 택시 14.2%(36억9600만명)였다.

버스의 수송실적은 2008년 56억 명에서 2012년 61억 명으로 늘고 있다. 버스를 애용하는 승객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수치다.

버스 수송 실적에서 고속버스 부문이 어느 정도 되는 지는 나와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지리, 문화 여건 상 철도보다는 아직 버스의 수송실적이 높다.

때문에 경쟁하면서도 상생할 수있는 모델을 개발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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