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변화는 분명 있어요. 뭔가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고, 특히 기름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게 희한합니다. 다른 때 같으면 벌써 수백원이 올라도 올랐을텐데…” 서울에서 택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최근 택시업계의 사정을 그렇게 요약했다.
#사례 2
경기도 택시운송사업자 P씨는 최근 지역 택시근로자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택시현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를 설명했다.
“택시(운송사업 경기)가 이미 바닥을 쳤으니 최악의 상황은 넘어섰다는데 노사 모두 공감했습니다. 과잉 공급 문제는 정부가 손을 대기 시작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맥을 찾아갈 것이고, 기름값도 잡혔다고 봅니다. 솔직히 업계에 드리워져있던 십수년의 좌절감은 다소나마 해소된 건 맞습니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택시노사는 전대미문의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며 택시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택시의 대중교통법 인정’을 위한 최대 규모의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로 명명됐던 이 집회에서 택시노사는 한목소리로 ▲택시연료인 LPG 가격 안정 ▲택시차량 사용 연료 다변화 ▲택시 과잉공급 해소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에의 재정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투쟁은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의 당정합의로 지난 해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을 이끌어냈고, 이에 근거한 각종 택시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택시현장에서의 반응은 아직까지 미지근하다. 입법과정의 지루함과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택시개선 작업의 속도가 업계의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택시노사는 체감 수준의 변화는 몰라도 알듯 모를듯한 변화의 기류가 택시운송사업 전반에 형성돼 있음을 인정하는 눈치다. 특히 ‘다소 의외’로까지 인식하는 것은 LPG가격의 안정화 추세다.
해마다 천정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LPG가격이 2012년 6월 대규모 택시집회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L당 무려 162원이 인하됐다. 택시업계가 놀라기에 충분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집회 당시 L당 1173원이던 LPG가격이 2014년 9월 현재 L당 1011원으로 약 14% 인하되면서 전체 택시업계의 월 연료비 소비 절감액이 383억원에 이르러 영세 업계 경영난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LPG는 1964년 이후 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이 배제된 과점체제로 택시에 공급돼오던 중 특히 2001년부터는 정부의 가격자유화 시행에 따라 공급사가 일방적으로 책정한 가격이 유지되는 형태로 개편됐다.
이에 택시노사는 운송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LPG가격 안정화를 국회와 관계부처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LPG가격 담합이 밝혀져 6689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LPG가격은 국제시세, 환율, 보험료 등을 감안해 연도별로 계속 상승해온 것이 그간의 추세였지만, 최근의 가격 인하는 그만큼 이례적인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택시업계의 택시연료 다변화 요구에 따른 시장 축소 우려와 LPG가격 담합 및 손배소송 등 국민의 비판적 여론 등을 감안한 LPG업계의 고통분담 및 고육지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