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택배 진출 놓고 민간 업체간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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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택배 진출 놓고 민간 업체간 이견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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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중하위권의 ‘반란’

세대교체설로 뒤숭숭한 택배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16개 민간 택배사들이 머리 굴리기에 들어갔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택배사와의 인수합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타사의 영업․취급점과 소속 택배기사를 섭외하면서 배송망의 응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먼저 농협택배의 시장 진출을 극구 반대해왔던 택배업계에는 내분이 일기 시작했다.

민간 업체들이 강력 저지한다고 하지만 기정사실화된 농협택배 결정을 뒤엎을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중하위권 업체들 중 일부는 조심스레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예측불허의 현 시국에서 우위를 선점키 위해서는 ‘규모경쟁력이 답’이라는 공통분모가 설정된 반면 업계 내부적으로는 영업용 택배전용차량을 포함한 법(택배법) 제정 관련, 불안요인이 내재된데서 비롯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업체들에 따르면, 농협과 손잡게 된다면 물량수주 및 인프라 증설에 따른 부담감을 줄이면서 세력 확장과 그에 따른 이미지도 개선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를 발판삼아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농협택배 지지도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들 업체들은 소위 ‘빅3’와 계약된 하청운송사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발주자이자 투자자금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농산물을 병행․취급해 온 일부 업체들 사이에서는 지방을 중심으로 타사와 계약된 인․물적 자원 영입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농업인 생산 물량이 농협택배의 뿌리인 만큼 전문성과 그에 맞는 특화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도서산간은 물론 농작물 생산지를 단위별로 묶어 산지 직송 서비스로 전환해 농협 측과의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간업체가 도외시한 지역에 상주하는 소규모 운송사부터 개인용달 운전자를 섭외 중이며, 타 업체에 속해 있더라도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며 “농협택배 관련 향후 계획에 대해 당사자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일 전략을 수립한 B사 또한 농협택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쇼핑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명 온라인 몰과의 수도권 물량배송을 계약․이행해왔지만, 최근에는 이 화주사가 물류창고 전용시설과 택배 배송팀을 자체적으로 꾸리면서 B사의 입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세월호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근근이 나왔던 신규물량 또한 축소된 악조건 속에서 기존 일감마저도 위태해지면서 겹친 이중고에 대한 돌파구가 농협택배로 지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자금지원 결정이 윗선에서 내려오지 않다보니 거래처에서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며 “일촉즉발 위기에 직면하다보니 농협택배를 받아들여 협업관계로 숨고르기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서열 상위권에 속한 메이저 업체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택배요금 현실화를 비롯해 택배증차사업 등 시장내 호전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회복 동력을 상실케 하는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는데 따른 것이다.

C사 관계자는 “농협택배를 옹호하는 업체 수는 늘고 있고 심지어 농협택배로 줄서기 위해 타 업체 인적자원을 빼가는 작업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개인이 살기위해 선택한 판단이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았던 과거로 회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의 대변인 격인 한국통합물류협회는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하면 업체간 저단가 과잉경쟁이 가중되면서 택배기사 등 현장 종사자부터 이용자인 고객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며 농협택배 철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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