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한일전, 엔저 ‘영향’ 일본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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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한일전, 엔저 ‘영향’ 일본 우세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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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중국서 한국보다 높은 성장
 

미국∙유럽∙중국서 한국보다 높은 성장

“시장 경쟁서 당분간 쉽지 않은 싸움”

주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완성차 업체 간 시장 다툼이 치열하다. 엔저 현상을 앞세운 일본차 공세로 국산차가 실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중국 등 3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 보다 일본 업체 성장세가 더 높은 상황. 미국과 유럽에선 일본차가 전체 성장률을 앞선 반면, 한국차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에선 양국 업체 모두 전체 성장률 보다 떨어졌지만, 일본차는 비교적 근접한 성장세를 이뤘다.

미국 시장에서는 8월까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118만5000대가 팔렸다. 경기 회복세에 유가 안정과 자동차 금융 조건 개선 등이 이뤄지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일본차 약진이 두드러졌다. 토요타∙닛산∙혼다가 363만대를 팔며 점유율 36.3%를 기록했다. 전년(344만1000대) 대비 5.5% 증가했다. 점유율도 전년(32.3%) 대비 4.3%포인트나 올라갔다. 엔저 효과로 상승세는 하반기에 더 올라갈 수 있다.

현대∙기아차도 판매가 늘었다. 90만6000대를 팔아 점유율 8.1%를 기록했다. 전년(87만1000대) 대비 3.9% 증가했지만, 일본차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점유율은 전년(8.2%)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규모 현지 생산시설이 있어 환율 악재 영향이 크지 않지만, 일본 업체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당분간 차급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 8월까지 전년 대비 5.8% 증가한 863만7000대가 팔렸지만, 8월 들어서 1.8%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경기 징조가 안 좋고,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소비자물가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8월까지 51만7000대를 팔았다. 전년(51만대) 대비 1.4% 증가했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기아차가 5.1% 증가하면서 실적 감소폭을 줄였다. 점유율은 6.3%에서 6.0%로 떨어졌다.

일본차인 토요타와 닛산은 8월까지 68만3000대를 판매했다. 전년(63만3000대) 보다 7.9% 늘었다. 점유율도 7.8%에서 7.9%로 소폭 상승했다. 캐시카이와 노트 같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본 닛산은 전년 대비 9.5%나 실적이 상승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에서는 8월까지 1216만7000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1089만8000대) 대비 11.6% 증가했다. 각 업체별 인센티브 지원 및 공급 물량 확대로 누계 생산과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방정부마다 구매제한 제도 시행이 확산 된데다, 상용차 부진이 심화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기아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8월까지 112만대를 판매했다. 전년(102만5000대) 대비 9.3% 증가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9.4%에서 9.2%로 0.2%포인트 떨어졌다.

토요타∙닛산∙혼다 6개 중국법인이 8월까지 판매한 차량 대수는 166만2000대. 전년(150만6000대) 대비 10.4% 증가했다. 점유율은 한국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3.8%에서 13.7%로 다소 떨어졌다. 닛산과 혼다가 재고 조정을 위해 생산을 줄이면서 2개월 연속 판매가 부진했던 게 이유.

업계 일각에서는 한일 업체 간 실적 차이가 최소한 내년까지 계속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일본차 가격 하락 가능성 때문에 차량 가격 격차가 현재보다 더 좁아질 수 있어서다. 양국 업체 주력 차종이 제법 많이 겹치는 만큼,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할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한국 업체가 ‘제 값 받기’ 또는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실효를 거두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시장 판도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뚜렷한 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차급별로 한일 양국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각 시장에서 수십 년 이상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온 일본 업체가 이제는 엔저 덕분에 가격 경쟁력까지 앞세우고 있어 한국 업체로썬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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