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국내 생산량, 토요타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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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국내 생산량, 토요타 추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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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까지 21만대 상회 …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올 8월까지 21만대 상회 …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토요타, 경기 침체로 자국 생산시설 해외 이전 결과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현대와 토요타. 양사 모두 글로벌화를 외치며 해외 생산시설을 경쟁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자국 내에선 누가 더 많이 차를 생산하고 있을까?

올 8월까지 현대·기아차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히노와 다이하츠 브랜드를 제외한 토요타 일본 내 생산량을 21만대 이상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국내 생산 실적에서 토요타를 제쳤었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일본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 8월까지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241만9355대를 생산해 220만4319대에 그친 토요타를 21만5036대 앞질렀다.

같은 기간 동안 현대·기아차는 승용차 216만4016대와 상용차 25만5339대를, 토요타는 승용차 197만6006대와 상용차 22만8313대를 각각 국내에서 생산했다.

2013년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344만9590대를 생산해 토요타(335만6899대)를 9만2691대 차이로 앞섰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토요타 일본 생산량이 276만대 수준으로 급감했을 당시 현대·기아차는 348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도요타를 누른 적이 있지만, 이는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어서 2013년이 사실상 토요타를 제친 첫 해라는 게 현대∙기아차 설명이다.

올 들어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와 차이를 더욱 벌리고 있어 연말까지 양사 국내 생산량 격차는 3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현대·기아차가 국내 생산량 면에서 토요타를 앞서고 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같은 결과는 상상조차 어려웠다.

지난 2000년 토요타는 343만대에 달하는 완성차를 일본에서 생산해 국내 생산량이 233만대에 그친 현대·기아차를 110만대 이상 앞섰다. 2006년에는 양사 국내 생산량 격차가 사상 최대인 142만5000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후 두 회사 국내 생산량 차이는 급격히 좁혀졌다. 지난 2007년 약 423만대로 정점을 찍은 토요타 일본 생산량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규모 리콜, 동일본 대지진, 극심한 엔고 등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각종 규제 회피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본 내 생산능력 일부를 해외로 이관한 결과였다.

실제로 토요타는 2010년 이후 일본 내 생산체제 재편과 함께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생산 확대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1년 일본 아이치현과 시즈오카현에서 북미 수출용으로 생산되던 약 5만대 가량 코롤라를 미국 미시시피주 블루스프링스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했다.

또 2012년에는 당시 360만대에 달하던 일본 내 생산능력을 향후 320만대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2000년 299만대였던 국내 생산능력을 2010년 348만대로 꾸준히 늘렸다. 2010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수요 급증에 따른 수출량 증가와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생산량도 크게 증대됐다.

그 결과 2010년 토요타와 현대·기아차 국내 생산량 격차는 12만대 수준으로 줄었고, 2012년에는 4만대 이내로 좁혀진 데 이어 지난해 9만대 이상 추월하게 됐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지난 3월 협회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연간 생산량을 300만대 수준까지는 지키고 싶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어떠한 예측도 할 수 없다”며 일본 내 생산량 추가 감축을 시사했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그 동안 일본 산업수요 점진적 감소와 함께 높은 법인세율, 비싼 전력요금과 공급 제약, 엄격한 환경 및 노동규제, 소극적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에 따른 일본 내 생산규모 유지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엔저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내에 일본 완성차가 업체 국내 생산량을 급격히 줄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 국내 생산능력이 중장기적으로 유지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현대∙기아차 판단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와 토요타 국내 생산량 격차는 앞으로도 쉽게 좁혀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는 고용, 세수, 동반성장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 경제기여도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기준 일자리 177만개가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산업과 연관을 맺고 있다.

2012년 전체 세수의 14.3%를 차지하고 있고,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인 36조원에 이르는 조세 수입이 자동차 산업을 통해 창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현대·기아차 국내 생산량이 토요타 일본 생산량을 앞질렀다는 것은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 면에서 현대·기아차가 토요타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생산유발계수가 타 산업에 비해 높고, 지난 2000년에서 2012년까지 자동차부품산업 매출은 3.3배, 수출은 11.7배가 늘어날 만큼 동반성장 면에서도 기여하고 있다”며 “자국 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도요타 등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내 완성차 업체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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