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화물유통 패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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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화물유통 패턴, 달라지고 있다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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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채널 온라인 마켓으로 대이동 ‘유통시장’ 대번혁

‘脫’ 국경·연령·채널·시장·시간화 등으로
시공간 초월한 전자상거래 증폭…“물류, 성공 좌우”
로봇 등 무인자동화시스템 도입 등 첨단기술 접목
택배 공동화, 무인 택배함 설치 등 “끝없는 진화”
운전자, 근로자 등 현장직 갈 곳 없어 ‘양날의 칼’

국내 전자상거래 이용자 4명 가운데 1명은 해외 온라인 몰에서 주문․배송받는 이른바 해외직구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카드 결제액은 올 들어 1조 2700억원을 돌파했으며, 전년도 대비 30%가량 늘어난 실적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대로 역직구를 통해 타 국행에 오르는 소비재 수출물량도 반등하고 있다.

페이팔․알리페이 등 온라인상 안전거래 결제기술이 강화되면서 국내서 해외로 유통되는 한류상품 중심의 역직구 물량에 대한 러브콜이 늘고 있다.

지구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발생한 역직구 추이를 보면 지난해 1800만여명의 이용자가 약 37조원을 주문․결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직구의 노출빈도와 잠재적 소비에 의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잠정 평가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비용 상승 등으로 자국행을 택한 U턴 현상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소비패턴이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한 대책일환으로 지목된 ‘온라인 마켓 이용 활성화’ 전략 및 수행과제로 다국적 제조기업체들은 생산 시설 인프라를 재배치 중이며, 유통경로 또한 기업 대 기업(B2B)에서 기업 대 개인(B2C)까지 아우르는 범위로 확대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국제택배 특송 서비스의 역할 비중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자기주도 소비자 출몰…시장 재편

대게 ‘물류’라 하면 공장에서 만든 상품을 시장에 유통․공급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대외적으로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산업 경제를 견인하는 매개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용주체가 직접 상품을 공수하는 자기주도형 소비자들이 대거 출몰하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전자상거래의 중요성과 함께 화물운송․물류의 역할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올 들어 유통업계의 핵심 키워드로는 ‘탈경계화 (BEYOND)’가 지목됐다.

이는 탈국경화(Borderless)․탈장소화(Everywhere)․탈연령화(Young&Old)․탈채널화(On&Off)․탈시장화(New Markets)․탈시간화(Day&Night)의 복합 의미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유통과정과 물류산업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우선 해외직구를 포함한 내국인의 해외소비와 국내 마켓에서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면서 한층 더 확산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확산으로 모바일 쇼핑 성장세가 대폭 상승한데다 중장년을 타깃팅 한 백화점․대형마트에서는 온라인 몰을 개설하면서 접근 채널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판매 영업 방법과 상품 유통과정은 전자상거래 중심으로의 재편을 암시했다.

 

특히 보고서는 온․오프라인 양쪽 채널이 마련․가동됨에 따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가치주도형 소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 수요․공급을 잇는 택배 등 물류 서비스의 이용가치가 강조되면서 기존 틀을 벗어난 신규 영역 개척과 발생된 주문․배송건에서 파생될 수 있는 부가적 잠재요인을 발굴, 상용화할 것을 주안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급채널 온라인 마켓 대이동

유통업계에는 변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소비자를 향한 접근법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영업시간과 장소를 비롯, 인물적 요소 등의 제약이 가해졌던 기존 오프라인 대비 상대적으로 운영부담은 낮은 반면 이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수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가 분석한 올해 전망치를 보면 소매시장 규모는 262조 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 것이며 내년도 증가폭은 이보다 2배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4시간 오픈된 공간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간의 거래 영속성이 보장되고 있는데다, 라이센스를 보유한 수입 유통업체들로부터 취급․반입되는 상품군보다 다양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는 이점까지 겸비돼 있어 대내외적으로 온라인 의존도는 심화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간 고가의 마케팅을 내세워 온라인 유통을 등한시했던 업체들도 최근에는 항로를 바꿔 판매․배송 단일 형태로 체제개편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몰하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값싼 이미지 때문에 브랜드 가치와 상품 희소성을 추구하는 업체들로부터 외면당했으나,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쇼루밍족과 함께 병행수입 및 해외직구 등으로 새로운 채널이 오픈돼 판매․공급 루트에 변화가 생겼다”며 “신규고객을 창출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복합돼 있어 최근 들어서는 신상품 홍보 용도로 이용목적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물류가 돈이다’…영업 승패 좌우

물류가 돈이 되는 세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원하는 장소에서 주문한 물건을 인도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그간을 이용해 또 다른 활동을 이어나가는 ‘시간적 가치(time value of money)’가 할애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물류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 못지않게 중요하며 서비스 정도와 공급 수준에 따라 성공여부가 판가름 되고 있다.

대게 3단계(생산․판매․배송)로 도식화된 프로세스 상에서 배송은 생산과 판매보다 변화요인이 다분한 불안정한 범주에 속해 있다.

이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에 따른 서비스 제공자간의 출혈경쟁과 하도급 방식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운송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고차원적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다, 관리주체인 정부로부터 요금체계 및 물류 공동화에 따른 표준화 정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화물운송․물류업체를 포함한 생산․판매․소비자 모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류를 바라보는 산업체의 시각 또한 변화하고 있다.

재고관리와 고객 만족도의 평가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기업체에서는 미래 산업의 트렌드와 잠재된 시장을 예측하는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제조․유통사들이 물류부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컨대 다국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비롯해 글로벌 특송사인 DHL․FedEx, 유통업계 스타덤에 오른 월마트 등 업계 선도자로 불리는 이유는 기업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와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다변화할 수 있는 온라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운영 하면서 세력 확장 용도로 활용하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최근 정부도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관리 효율성을 골자로 한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농산물 개방이 전면 확대됨에 따라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혁안이 수술대에 올랐다.

도매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담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이 지난 15일 시행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개정안은 도매시장 유통주체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도매시장의 효율성을 제고시킴으로써 ‘출하자’와 ‘구매자’가 ‘찾아오고 싶은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직거래 장터를 기반으로 공동물류 활성화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간 전문물류업체로 아웃소싱 해왔던 물류부문을 신규 사업군에 포함시키는 반면, 주가 됐던 오프라인 판매․영업은 개인사업자에게 위탁하는 체제로 개편 중이다.

▲물류기술 끝없는 진화

배송과 보관이 주였던 물류 현장에는 관리 효율성과 산업 고도화를 앞세워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물류 선진화 정책 일환으로 전국 5개 권역을 한데 묶어 공동화하는 대단위 사업도 준비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화물차의 대체물로 지목된 배달용 무인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선발주자로 나선 글로벌 오픈마켓 아마존에 이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사의 ‘프로젝트 윙’이 운행에 성공했고, 이달에는 글로벌 특송사 DHL도 이에 가세해 ‘파셀콥터’로 무인기 드론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DHL에 따르면 독일 북부 항구에서 12㎞ 떨어진 북해의 위스트 섬까지 이동했으며, 드론에는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가벼운 특수 컨테이너가 장착돼 있다.

회사는 긴급 의약품과 조직샘플 등 바이오 헬스케어 특송부문에 투입․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운송수단의 변화를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하반기 계획을 보면 글로벌 배송센터 유치 예정지인 인천공항과 물류단지 증설지로 선정된 경기․전북․경남․경북지역을 연결하는 화물전용 직행 열차(CTX) 사업이 개시된다.

정부는 반도체와 휴대폰, 의약품 및 냉동․냉장식품 등 고부가가가치 상품이 CTX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운반될 것이라며 5t 화물차 기준 33대분의 물량을 철송으로 전환한 모달시프트로 인해 에너지 비용은 물론 수송 효율성 또한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택배 공동화 사업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고속도로 배후 부지를 중심으로 택배 배송센터 증설이 추진되는가 하면, 수도권 등 상권밀집 지역에 자동화 시스템과 무인 시설을 구축해 연계․가동하는 사업안이 연장선상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된데 따른 것이다.

이를테면 권역별 물류단지에서 수발주된 화물은 철송으로 대량 송달되며 이송된 물량은 집결지인 인근 고속도로 배송센터에서 해당 시․도․군 단위 취급소로 일괄 처리되면서 최종 배송지에서는 공용시설인 무인택배함으로 옮겨지는 구조다.

업계 전문가는 “육송으로 처리되고 있는 간선노선 화물은 대단위 철송으로 전환되며, 소단위 배송에 있어서는 공용시설로 상품이 인도되는 즉시 메시지가 화주에게 전송되는 방법까지 연구가 진행됐다”며 “인프라 증축을 거쳐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수천대에 이르는 집배송 택배차의 운행 또한 줄게 돼 친환경 녹색물류 정책에 따른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동화 사업은 중앙정부 감독 하에 ‘밀크런(Milk Run)’ 형태로 24시간 가동되면서 지역단위 배송센터 이용자인 택배 물류업체들은 관리자인 지자체의 평가결과에 따라 임대․배당받는 방식으로 아웃라인이 잡혀 있다”고 덧붙였다.

▲ICT 첨단 물류 이면의 ‘그림자’

 

로봇 등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미래 물류산업의 핵심으로 지목되면서 관리 효율성을 앞세운 조직개편이 한 차례 이뤄질 전망이다.

별다른 잡음 없이 일당백으로 통하는 로봇과 더불어 정보통신 기반의 솔루션까지 등장하면서 그간 수작업으로 해왔던 부분에서의 잉여 노동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정보망 등 상용화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시범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산업계 흐름상 머지않아 대체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ICT 융복합 정책에 힘입어 테마주로 올라 있는 화물정보망만 봐도 알 수 있듯, 다수의 주선사업체가 해야 할 몫을 프로그램 하나가 수행하고 있으며 RFID 전자태그가 물류센터내 설치되면서 상품 분류 및 포장을 맡았던 종사자들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날선 공방전이 오가고 있는 화물차 지입과 영업용 넘버의 공급여부에 대한 대책일환으로 GPS 위성장치로 좌표값을 기입하면 설정내용이 무인차량으로 전송돼 자체 수행케 하는 연구과제가 논의되고 있어 최소한의 현장인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지도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개된 ‘로봇이 대체할 직종 8가지’ 조사결과에서는 개편 대상 1순위로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 단순노동직을 꼽고 있다.

보고서에는 트럭운전자를 포함한 터미널 근로자 등 물류업 현장직은 ICT 기술과 로봇이 결합된 무인 시스템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은 직군으로 조사됐다.

이미 물류창고 등 일부시설에서는 내․외부 자동화 체제로 정비돼 최소 인력만으로 운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입․출고 재고조사와 상품을 포장․분류․적재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예측불허한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된 사안이며 지속적인 관리만 하면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 낫다는데 모든 업체들이 동의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실예로 RFID가 비규격 화물에 대해서는 송장스캔 오류가 나와 일부 라인에서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되고 있지만, 개발사가 업그레이드 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향후 전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물류 선진화 정책과 ICT 기반 창조경제라는 대범주에 일조한다는 표면적 명분을 지니고 있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을 남기면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류 공동화 사업 및 녹색물류전환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실행되기 때문에 관리자 이외의 업무는 협력사로 아웃소싱 되거나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점진 확대․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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