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과제 함께 이루자”
상태바
“시대의 과제 함께 이루자”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통신문 창간 48주년에 부쳐

교통의 본질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는 사람과 물건(물자)의 이동과 왕래로 정의된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왕래는 왜 필요한가. 그것은 인간 삶의 본질의 문제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그 자리에서 맴돌기만 하면 교통은 불필요하나 그것은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에 인간은 부단히 움직이면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다.

인간 삶에 있어 기초가 되는 3요소인 의식주 외 또 다른 하나의 기본 요소를 더한다 했을 때 맨 먼저 교통이 지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이 만들어온 역사는 또한 교통의 역사다. 인류는 보행보다 더 빨리, 덜 힘든 이동방식을 찾아냈는데 그것은 바퀴에 발명이다. 초기의 바퀴는 들고 나르는 힘겨움을 대신해 밀고 끄는 힘만으로 더 수월하게 물건을 실어 나르는 지혜로부터 출발해 머지않아 사람을 옮기는데 더 유용한 역할을 해냈고, 이것이 오늘날 땅위를 구르며 달리는 모든 이동수단의 근거가 됐다.

교통은 더욱 빠르고 안전한 것으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술적으로 규칙과 질서를 갖춰 왔는데, 이것은 공동체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제도와 문화, 경제적 여건 등 사회적 변화까지 반영하기에 이르고 있다.

 속도와 안전이 핵심가치

 그렇다면 이 시대의 교통이 추구해야 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속도와 안전으로 요약된다.

속도는 시간 문제를 해소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교통이 창출해내는 부가가치의 원천이 된다. 바야흐로 이 시대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속도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것은 곧 가격경쟁력으로 통하고 있다.

오늘 오전 이른 시간에 주문한 산지의 신선채소나 생선이 정오를 넘겨 내손에 들어오는 것과 내일 오후 도착하는 것에는 엄청난 비용의 차이가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출발해 광주를 거쳐 부산-대구를 경유, 서울로 돌아오는 비즈니스투어에 소요되는 시간이 이틀이냐 사흘이냐의 차이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다.

나아가 더많은 사람이 그러한 혜택을 더많이 누릴 수 있을 때 비로소 더많은 비용을 지불할만한 가치로 인정되는 시대인 것이다.

최첨단 자동차와 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교통수단 및 시설물들이 모두 그러한 필요성에 의한 것들이다.

속도가 느린 사회는 발전 또한 더딜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지체비용이 자꾸만 불어난다는 점을 유념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위험은 증가한다. 두 개의 국수 가락으로 레일을 만들고 교량처럼 일정구간 허공 위를 지나도록 한 다음 그 위에 장난감 기차를 올려놓고 실을 매어 앞에서 천천히 끌면 국수가락이 끊어지지 않지만, 똑같은 상황에서도 빠른 속도로 실을 당기면 국수가락은 끊어진다.

이동에 따른 운동량은 속도와 크기에 비례한다. 대형 교통수단일수록 한번의 사고로도 피해가 걷잡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이치 때문이다.

교통이 안전하지 못하면 교통하지 않은 것보다 수백 배, 수천 배 큰 피해가 뒤따르게 된다.

 교통복지 실현에 눈떠야

 따라서 교통이 추구해야 할 속도의 가치는 반드시 안전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다음, 교통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가 있다면 ‘공동체의 행복’이라는 보편적 가치, 즉 교통복지의 실현이다. 안전하지만 느려터진 교통수단으로는, 또 빠르기는 하되 언제 어디서 사고를 일으킬지 모르는 교통수단으로는 결코 교통복지를 이룰 수 없다. 이것은 교통 각 분야의 책임이 걸린 문제다.

그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잘 만들고, 자동차와 도로를 잘 만들고, 이것들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관리‧운영체계를 유지‧발전시켜 나갈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제는 물건을 사는 이 못지않게 만들고 파는 이의 권익도 보살펴야 하는 시대다. 교통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 못지않게 교통서비스 공급자의 권익도 보장돼야 하며, 자본과 노동이 공존의 질서를 존중하며 고루 행복한 사회로 가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반면 ‘나만 빨리, 나만 안전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도 교통현장에서 더 이상 인정되지 않아야 한다. 자동차운전면허 소지자 2천만명 시대에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교통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이로 인해 다수가 받아야 하는 불이익에 관한 책임을 행위자에게 똑바로 묻는 사회적 합의가 그래서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언제나 독자와 함께 하는 신문

 ‘교통문화 창달의 선봉에 선다’는 사시로 1966년 첫 발을 내디딘 교통신문이 오늘로 창간 48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무색하듯 벌써 반세기를 코앞에 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 교통분야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못지않게 교통신문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와중에도 일선 배달체계의 실수나 업무소홀 등으로 인해 단 한 차례라도 신문에 제때 배달되지 않으면 어김없이 전화로 질책하는 독자의 애정어린 성원이 있어 왔기에 48년 성상이 한결 같았음을 감히 말씀 드린다. 특히 교통 발전의 일선을 지켜온 교통산업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하여 교통신문은 심기일전, 국가 교통업무 증진과 교통산업 활성화, 시민 교통문화 선진화라는 시대의 과제에 적극 부합해 정진할 것을 약속드리며, 사랑받는 신문으로 독자여러분과 늘 함께 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