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화물캠페인 - 안전띠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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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화물캠페인 - 안전띠 착용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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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운전 자만심 등이 생명띠 방치
 

단속에 따라 '착용률 등락' 반복
승객없는 화물차 착용률 떨어져
미착용시 사고 당하면 피해 폭증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가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 만약의 교통사고에서 죽거나 다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하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실제 운전시나 자동차에 탑승했을 때 이를 반드시 지키지는 않아 사고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이같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습관화 돼 있지 않아서 ▲그저 귀찮다고 여겨져서 ▲아무 의식 없이 ▲설마 내가 탄 자동차가 사고를 당하겠는가 ▲깜빡 잊고 등의 이유로 많은 이들이 자동차 탑승 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안전띠 미착용의 이유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것 또는 불가피하게 착용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 의한 것은 단 1%도 포함되지 않으며, 단지 안전띠 착용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에 따른 것 또는 비습관적 행동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물차 운전자의 안전띠 미착용 사례도 바로 그런 사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의 안전띠 미착용의 배경에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특성이 자주 반영되고 있다. 화물차는 버스나 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송사업과 달리 운행시 동승하는 승객이 없기 때문에 ‘안전띠 착용 여부에 관해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의식이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잠재해 있다는 것이 그 첫째 이유다.

다음으로는, 화물차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행중 언제, 어디서건 운전자 마음대로 차를 멈춰 세울 수 있고 운전자가 하차와 승차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반면 여객운송업종인 버스나 택시의 경우 일단 승객이 탑승하면 운전자 마음대로 정차 후 승하차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물차 운전자가 자기 임의로 정차 후 승하차를 하는 빈도가 높고 자유로워 안전띠 착용을 잊거나 귀찮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화물차 운전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상기 두가지 경우로 요약된다.

그러나 화물차를 포함한 사업용자동차의 교통사고율이 자가용승용차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안다면 안전띠를 거부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전문기관의 분석자료를 참고해 보자.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1∼2002년에 선풍적으로 몰아친 '안전띠 매기' 범국민 캠페인 당시 안전띠 착용률은 98%까지 달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대비 각각 21%, 11%가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단속이 소홀해지고 홍보가 잦아들면 안전띠 착용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평균 70 중반대에 그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정부의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정책을 주도해 나가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로 이 문제를 꼽고 있고, 이에 따라 대대적인 안전띠 착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안전띠 미 착용시 앞좌석 탑승자의 치사율은 착용 시에 비해 2배, 차 밖으로 튕겨질 위험은 2.2배, 앞좌석 탑승자가 다칠 위험은 51.3배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그만큼 안전띠가 사고 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자가용 승용차와 사업용자동차 운전자 가운데 안전띠 착용률이 예상 밖으로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의 시사점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일반 승용차 운전자들에 비해 결코 낫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첫째며, 다음으로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은 승용차 운전자들 보다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해 '사고가 나지 않을 텐데 안전띠는 왜 매느냐'는 심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승용차운전자들에 비해 장시간 핸들을 잡은 채 도로를 달리는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은 안전띠 착용으로 인한 신체의 구속감이 운전 피로를 더하거나 안전띠를 오래 맬 경우 불편이 가중돼 이를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사업용자동차 가운데 버스나 택시에 비해 화물차 운전자의 안전띠 착용률이 대체로 낮게 나타나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큰 차체를 운행하는데서 오는 상대적 우월감, 만약의 충돌 시에도 다른 차에 비해 화물차에 미치는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잘못된 의식, 법규나 안전운전 의식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화물차'로 돌아와 화물차 교통사고에서 안전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고 사례를 하나 예로 들어보자.

2008년 6월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의정부 방향으로 빠져나오던 화물차 운전자 P씨는 고속도로 운행 때까지 착용하고 있던 안전띠를 불현듯 탈거하고는 어두워진 도로의 교차로에 이르러 그대로 직진을 감행하다 신호가 바뀌는 사이 교차로로 진입하던 또 다른 화물차를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꺾었지만 교차로로 진입하던 화물차의 뒤쪽 적재함 끝 부분을 충격하고 말았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P씨가 그만 그 순간 의식을 잃고 만 것이었다. 급핸들 조작에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P씨가 그만 열어둔 차창 밖으로 튕겨져 나와 린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피해 화물차가 아슬아슬하게 길 건너편에 멈춰섰고 다른 차들도 사고에 빠져들지 않았지만 도로에 떨어진 P씨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고 말았다.

"왜 갑자기 안전띠를 풀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마 고속도로를 내려왔다는 기분, 긴장이 해이됐던 것 같아요…결국 나만 다치고 말았는데 그게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안전띠만 맸다면 그 정도의 피해조차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P씨가 차엣 튕겨져 나와 도로위에 떨어졌던 순간 다른 자동차들이 달려왔다면 그 결과는 상상 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반면 P씨가 안전띠만 착용했다면 사고는 앞서 교차로에 진입한 화물차의 적재함 부분을 조금 수리하는 선에서 간단히 일단락됐을 것이다.

이 사고 역시 안전띠 착용에 소홀했던 운전자가 일방적으로 감수해야만 했던 교통사고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띠는 일단 운전석에 앉으면 조건없이 착용해야 하며, 이는 운전석에서 벗어날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

속도를 높여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위험 부담을 느끼며 안전띠를 착용하다가도 고속도로만 벗어나면 바로 안전띠를 풀어버리는 태도 역시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안전띠 착용은 습관 보다 더 중요한 운전의 기본이다.

23년 무사고 운전을 기록중인 화물차 운전자 전상록(59)씨는 "안전띠 착용은 법규준수 차원도 아니요 안전의식 차원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매일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거 잘 안 매는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세요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안전띠는 차체의 크기나 운수사업의 형태·특징, 운전자의 운전실력이나 경력 등 모든 것들과 무관한, 그저 생명을 지켜주는 '확실한 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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