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택시캠페인 - 급차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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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택시캠페인 - 급차로 변경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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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길들여진 운전습관이 사고 불러

시간절약 효과 미미…위험만 높아
인식 부족으로 대부분 개선에 소홀
승객 요구도 핑계…스스로 자제해야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택시의 교통안전 문제에 관해 물어보면 십중팔구 지나친 차로 이동을 꼽는다고 한다.

주행 중 차로 변경이 잦은 이유는 명백하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 도로의 빈 공간을 찾아 차 머리를 밀어넣는 것이며, 그렇게 부단히 차로를 바꾸어가며 운행함으로써 일정한 시간에 더 많은 승객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잦은 차로변 경은 목적지까지 이동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인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잦은 차로 변경은 그다지 운행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것은 대도시의 경우 운행 자동차대수가 많고 도로가 복잡할 뿐 아니라 교통신호기가 많이 설치 돼 있어 택시가 차로를 자주 변경해가며 움직여도 다른 차들에 비해 월등히 빨리 이동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택시가 목적지까지 가능하면 빨리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정해진 영업운행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승객을 태워야 영업수입이 높아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이것은 택시운전에 있어 동전의 안과 밖이나 다름없다.

더 많은 승객을 태움으로써 수입을 더 많이 창출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럴수록 더 많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달리는 자동차의 앞쪽으로 끼어들어야만 차로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급차로 변경은 실상 교통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일과 다름 아닌 것이다.

이와 관련,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현상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행하는 중 끼어들기를 하거나 급차로 변경을 하는 다른 자동차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이를 거부 또는 방해하는 경향이 있으나 끼어들기를 하는 차가 택시인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만큼 택시의 끼어들기나 급차로 변경이 만성화돼 있고, 자가용 승용차보다 택시가 빨리 달려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측면이 있으며, 만약의 사고 시 택시와의 트러블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등이 작용한 까닭이라고 한다.

그러면 택시의 만성적인 교통사고 위험중 하나인 '급차로 변경'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일까. 많은 택시운전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답한다.

택시운전 경력 17년째인 K(49)씨는 "안전을 생각해서 곧이곧대로 운전할 경우 영업수익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나의 경우 좀 차분히 운전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하루 영업실적이 20% 가까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다소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으므로 최대한 조심해서 운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 9년 차인 또 다른 택시운전자 J(55)씨는 "상황에 따라 다소 무리하게 운전을 하기도 하지만 더러 승객의 요구가 있어 급차로 변경을 감행하기도 한다. 바쁜 승객의 경우 일단 빨리 가기 위해 택시를 타는데 이를 외면하고 안전하게만 운전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둘게 되고 그것이 습관이 돼 무리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택시운전자도 있다.

P(51)씨는 "아무리 급히 서둘러도 시간 절약효과가 미미하다. 1만원 정도 요금이 나오는 구간이라면 정상적으로 운전했을 때에 비해 급차로 변경이나 과속을 해도 5분 내외 정도 시간이 줄지 않는다. 이것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큰 사고가 나지 않는다 해도 작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사고처리에 시간을 얼마나 허비해야 하는가. 이런 일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며 무리운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택시운전에 종사하는 운전자의 다수가 안전보다 수입에 치중해 무리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택시운전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의 운전실력을 과신하게 되고 또 다른 자동차들이 무리운전을 하는 택시를 피해주거나 최소한 택시와 경쟁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갈수록 한 사람의 승객이라도 더 태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빨리 움직일수록 승객을 더 많이 태운다는 택시운전자들의 생각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출퇴근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운행차량이 많아 빈차로 배회하는 택시차량, 승객을 기다리며 장시간 대기중인 택시차량이 운행중인 차량보다 많기 때문에 택시에 승객이 없다고 해서 곧바로 다른 승객이 타는 것은 아니다.

택시 수입은 대당 공차 운행의 빈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운행속도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중요하다. 어떤 요인이 택시운행 수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질 때 영업속도는 최소한의 요인이 될 수 있을 정도 이상의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렇다면 빨리 달린다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냉정히 인식하는 것이 택시의 안전운전에 월등히 도움이 된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인식을 운전자들이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또 한가지, 급차로 변경 같은 무리한 운전이 안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는 사실은 일반 운전자들의 경우 택시운전자들에 비해 운전기술이 떨어지고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 부족하다는 점을 택시운전자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택시가 지그재그 식으로 차로를 변경하면서 운행해 나갈 때 운전실력이 부족한 일반운전자들은 방어운전 등이 미흡해 미처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 그리하여 택시운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일반운전자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통혼잡지역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사소한 접촉사고가 비일비재, 택시 교통사고의 빈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접촉사고는 아무리 사소하다 해도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고 사고 처리에 시간을 허비해야 하므로 시간 단축을 위해 서두는 노력을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결론적으로 영업손실을 초래하고 만다.

급차로 변경은 택시의 영업력을 높여주는 운전기술이 아니라 영업수입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나쁜 습관 중 하나로 정의된다. 더불어 이 같은 변칙적 운행 행태는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결코 방심하거나 무의식중에 결행돼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간과할 수 없는 한 교통안전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운전 중 나타나는 현상은 대부분 운전자의 습관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즉 택시에 있어 지나친 지그재그운전이라거나 급차로 변경 등과 같은 운전행태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이 다른 어느 요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무리 영업이 부진해도 철저히 안전운전 요령을 지키는 운전자는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매우 도로사정이 좋고 영업실적이 양호한 택시라 해도 운전자가 위험한 운전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운전을 할 경우 상황과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도 설명된다.

따라서 지그재그운전, 급차로 변경과 같은 위험운전은 애초에 몸에 밴 잘못된 운전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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