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사, ISO26262 대응 준비 ‘빨간불’...“수주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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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사, ISO26262 대응 준비 ‘빨간불’...“수주 부적합”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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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완성차, 준수 요구...중요성 비해 국내 업계 대응 ‘미비’

현대·기아, 협력사 평가 대부분 ‘낙제’...업체 간 실력차이 커

자동차 내 전기전자 부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외 완성차를 비롯해 글로벌 부품업체들의 국제안전규격에 대한 준비가 마무리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및 부품사들의 대응이 이에 크게 못 미쳐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이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 도입의 실질적 원년이 될 전망이지만 관련 업계의 대응이 미비해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부품수출 업체에 국한돼 있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ISO 26262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부품업계 전체가 ISO 26262 대비를 실전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업체에 비해 1~2년 정도 늦게 대응에 나섰다.

ISO 26262는 자동차의 전자장치 부품·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전장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1년 11월 제정한 자동차 전장 부품과 관련된 안전성 국제표준이다.

이 같은 국내 대응에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모든 부품업체에 ISO 26262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미 보쉬, 콘테넨탈, TRW 등 해외 대형 부품업체들은 대응을 끝마친 상태다. 특히 ISO 26262가 중요해 진 것은 이를 준수하지 않고 생산한 자동차가 전장부품 이상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SO 26262 인증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본격 시행까지 3년간 유예기간도 있다. 그러나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ISO 26262를 도입해 대응을 끝마쳤다.

현대·기아차도 내년 말 전면 적용을 앞두고 바빠졌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ISO 26262 역량 평가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낙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내년 말까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현대·기아차에 납품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차세대 전장 부품 국산화 및 기능안전 확보가 절실한 현대·기아차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평가 결과를 보면 보쉬, 콘티넨탈 등 해외 협력사는 상위 등급을 받은 반면, 국내 업체 대부분은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일부 대형 부품사는 최하위 평가를 면했지만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수주 적합’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까지 협력사에게 수주에 적합한 목표 점수 달성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는 “해외 완성차 업체의 경우 ISO 26262 역량이 안 되면 아예 입찰 참가를 제한하기 때문에 전체 준비기간이 2년 가까이 소요되는 만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가 이 정도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형 부품업체들은 ISO 26262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예산 및 전문 인력도 없어 업체별 시행 능력의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TF팀을 구성해 세미나,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표준에 대해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요구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그에 대한 준비가 많이 늦은 상태에서 부품업계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는 것 같은 분위기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ISO26262의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업체가 대부분인데 등 떠밀리는 식의 준비가 얼마나 실효성을 맺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 적용 대상이 트럭과 버스, 모터사이클 부품을 포함하고, 반도체 표준도 구체화하는 등 적용분야가 확대될 전망이 나와 국내 업계의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ISO 26262는 3500㎏ 이하 승용차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에만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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