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자동차세를 자가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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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자동차세를 자가용처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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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이상 렌터 시 자가용 자동차세 부과'안 입법예고
대여업계, "최고 953% 인상…전혀 비합리적" 강력 반발

렌터카를 1개월 이상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렌터카업체에 대해 정부가 빌려주는 렌터카를 비영업용(자가용) 자동차로 간주해 자동차세를 물리겠다고 나서 렌터카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여기에는 렌터카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렌터카를 자가용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으나 관련 법 체계의 모순은 물론 렌터카 이용자들의 상식과도 거리가 먼 발상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11월18일 행정자치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서 비롯됐다.

행자부는 개정안에 '자동차대여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가 동일인 또는 동일법인에게 대여한 기간이 1개월(연세액을 한꺼번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2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비영업용으로 본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또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자동차세) 제1기분, 제2기분 납기가 있는 달의 5일까지 해당 기분의 자동차 대여정보를 자동차를 관할하는 시장·군수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 이같은 방안은 내년 1월부터 당장 시행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에 업계는 경악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입법예고안대로 자동차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세 부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불문가지.

실제 대여빈도가 높은 1600cc급 아반떼의 경우 현재 연간 2만8638원인 자동차세는 19만4102원으로, 2000cc급 쏘나타는 현재 3만7962원에서 36만1638원, 3000cc급 그랜져는 7만1976원에서 52만7824원으로 각각 678.8% 953.6% 733.3% 오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대여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더욱이여기에 더해 자동차세액의 30%를 지방교육세로 추가 납부해야 하는 업계로써는 전체 업계가 시행 첫해부터 2086억원 이상의 세금을 추가로 물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아가 현재의 렌터카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시행 2년차인 2016년에는 추가부담액이 2660억원, 3년차인 2017년에는 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자동차대여사업은 사실상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는 행자부의 입법예고안이 전혀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자동차대여사업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한 명백한 운수사업이므로 여기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비영업용으로 간주한다는 것은 정부가 스스로 법 체계상의 모순을 만드는 꼴이어서 전혀 불가능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대여기간에 따른 과세기준의 변경은 계약의 실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단기 렌터 시에는 사업용이고, 장기렌터 시에는 비사업용으로 간주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당위성을 잃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모법인 지방세법에서는 납세의무자(렌터카 소유주)를 기준으로 렌터카를 영업용으로 분류해 부가가치세, 취득세 등을 영업용으로 과세하고 있으면서 하위법령인 시행령에서는 렌터카 이용자를 기준으로 자가용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 역시 법 체계의 모순과 함께 과세법률주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장기대여의 증가는 자동차 문화가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변화한데 따른 현상이나, 이를 세수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의 극치"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정부안대로 렌터카에 대한 자동차세 부과체계의 변경이 이뤄질 경우 급증하는 자동차세 부담은 당연히 렌터카 이용료에 반영돼 자동차대여료의 폭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나아가 렌터카 이용 감소, 관광산업 발전 저해, 내수경제 활성화 억제의 역풍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요로를 통해 업계 의견을 행자부에 전달하는 한편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업계 전체가 '극단의 물리적 선택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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