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택시캠페인=차선지키기
상태바
2014 택시캠페인=차선지키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절제한 차선 넘나들기는 사고 지름길

지그재그운전은 곧 차로 옮겨다니기
과속 차량일수록 사고 시 피해 커져
'수익성 보다 안전이 우선' 인식 중요

'도시는 선'이라는 말이 있다. 건축이나 도시분야에서 도시 계획과 건축물 설계 등을 통해 나타나는 도시의 모습을 '선'의 개념으로 파악할 때 즐겨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교통분야에서도 정확히 통한다고 한다. 각종 교통수단이 규칙이나 약속 없이 한꺼번에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 어느 지역의 도로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각 차량들이 일정한 자기 경로를 이용해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앞뒤 좌우를 살피며 마냥 앞으로 나아가는 형태의 무질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도로바닥에 차선이 그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선이 없으면 곧 질서는 사라지게 돼 있다. 자동차란 아무리 운전자가 곧바로 직진을 하려 해도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운전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직선 주행경로를 이탈하게 되고, 주변의 다른 자동차들 또한 똑같은 방식으로 주행하게 됨으로써 주행중인 차량들끼리 접촉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정도는 약과다. 한 방향으로 계속해 직진하게 돼 있는 도로라면 그런 정도의 사고만 감수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치더라도 도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길은 반드시 좌우 방향으로 진행하게 돼 있고, 자주 교차하게 돼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진다.

단순히 진행방향에서 좌로 굽거나 우로 굽은 도로에서라면 운전자가 조심할 경우 접촉사고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교차로에서는 전혀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구든 자신의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도가 분명한 이상 교차로에서는 방향이 다른 자동차들간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만다.

자동차가 발명돼 도로에 막 출현한 초보단계의 교통사정이라면 사고도 최소한도로 막을 수 있을 것이나, 현대의 도로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자동차의 행렬을 효과적으로 멈춰서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일을 신호등이 맡고 있다면, 자동차들이 진행해야 하는 주행경로는 차선이 담당한다. 이 두 요소 없이는 대도시의 엄청난 교통량을 제어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이 두 요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약속)인 도로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으면 교통사고 발생은 필연적인 현상이며, 이 때문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되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한 도로정체와 정체비용 발생은 별로의 문제라 해도.

운전자는 최초 면허 취득 단계에서부터 차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엄중히 학습하게 돼 있고, 현실에서도 이 점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

실제 운행 과정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고 자동차를 두 개의 차로에 걸친 채 운전을 하고 있다면 얼마 나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필경 뒤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로부터 클랙슨소리를 듣게 돼 있다. '차선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다.

차선을 지키지 않으면 우선 다른 자동차들의 통행을 방해하게 되므로 운행 중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주행중인 자동차의 속도가 느릴 때는 그저 다른 차의 통행을 저해하는 행위에 불과해 불편함을 초래하는 정도일 것이나, 속도가 빨라지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누구나 자신이 달리는 차로를 유지하려 차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운전하는 것을 기본으로 여긴다. 그래서 옆 차로를 달리고 있는 다른 자동차의 옆을 큰 문제없이 지나칠 수 있다. 물론 차로를 바꾸고자 할 때는 다른 자동차들에게 내 차의 진행방향을 미리 알릴 목적으로 신호등을 점등시킨다. 다른 운전자는 이 신호를 보고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로를 바꿔 트러블을 피하게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 가운데 유난히 차로를 자주 옮기며 방향지시등 점등을 생략한 채 차선을 넘나드는 자동차가 적지 않다.

이 차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잦은, 무모한 차선 변경으로 인해 옆 차로를 운행하는 다른 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인들에게 이런 유형의 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운전자들이 누구인지를 꼽아보라고 하면 대부분 택시를 첫손에 꼽는다.

흔히 택시는 도로 빈곳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간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또 택시는 지그재그운전의 대명사라고 하기도 한다. 이 모든 표현이 차선을 오고가며 차로를 빈번히, 그것도 차선변경의 신호조차 없이 감행하는 택시에 대한 오명이자 비판과 다름 아니다.

이렇게 차선을 마음대로 오고가면서도 거의 차선변경 신호를 생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직진운행을 하다 눈앞에 도로 빈곳이 발견되면 가능한 빨리 그곳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미처 신호를 넣을 겨를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런 행위가 위험한 것은 속도다. 천천히 운행하는 택시라면 택시 주변의 도로사정이 차들로 정체돼 있을 경우이거나, 택시에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채 승객을 찾아 배회하는 택시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화급히 차로를 옮길 여건이 안되거나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로를 함부로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다른 차들에게 위협을 주는 행위를 하는 택시의 경우 대부분 빠른 속도로 운행중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며 지그재그운전을 감행하는 택시가 주위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과 트러블을 일으켰을 때 그 충격은 서행운행중일 때와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형의 지그재그운전, 즉 차선을 비집고 다니며 차로를 옮겨다니다 일으키는 사고가 택시교통사고에서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택시 교통사고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같은 행위에 대한 철저한 제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의 택시교통사고 절반이 지그재그운전에 따른 것이고 피해는 과속운행 다름으로 규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택시운전자들은 왜 이와 같은 위험한 운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택시영업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다소 무리해서라도 빨리 움직여 한사람이라도 더많이 태워 수입금을 높이고자 하는의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일수록 지체로 인한 영업운행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리운전을 감행하고 있고, 이것이 잦아지면서 습관화돼버렸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운행 행태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그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택시현실과 우리의 도로교통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택시의 위험한 운전 행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택시 사고가 나면 보상은 기본적인 것이며, 이 때문에 보험료(공제 분담금) 부담이 증가해 기업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택시운전자 역시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고 이 때문에 승무가 제한되거나 취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불이익이 크게 뒤따른다.

이 때문에, 무리한 운전을 감행해 얻게 될 이득과 이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교통사고로 인한 불이익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결국 안전운전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도시는 선'이다. '도시는 또 차선'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지키지 않은만큼의 불이익이 운전자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