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눈 어떻게 해야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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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 눈 어떻게 해야 옳은가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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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들자마자 불어닥친 한파가 좀은 힘겹다. 이 와중에 서해안을 따라 전북·충남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두어 차례 눈이 내려 출근길 거북이 걸음으로 체증에 따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눈 온 아침 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눈 쌓인 풍광보다는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오고갈 수 있도록 잘 치워진 도로다. 간선도로에 내린 눈이 쌓인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아찔하다. 물론 감당할 수 없이 한꺼번에, 그것도 기습적으로 폭설이 쏟아진다면 대책이 없겠지만, 지역과 시간, 적설량 등이 예고된 눈이라면 응당 대책이 이뤄져야 하며 그래야 시골이건 도시건 사람들의 일상이 무난히 이뤄지는 것이다.

해묵은 지적이긴 하나 올 겨울 눈에 관한 걱정거리는 역시 눈 내린 이후의 이면도로, 골목길 등에 쌓인 눈의 처리 문제다. 행정기관의 경우 겨울이 오기 전에 이미 제설대책을 마련하고 상황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어 대처하는 요령을 갖춘 상태다. 올들어 몇차례 새벽에 내린 눈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요 도로의 자동차 통행이 큰 무리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런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문제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의 제설대책이다. 주택가 주변의 골목길 등은 시나 구청, 동사무소에서 일일이 눈을 치워줄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런 곳들은 주민들이 매일 같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곳이기에 간선도로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도시의 주택가주변도로에 내린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곳이 늘어나고 있고, 이 때문에 노약자는 물론 보통사람들 조차 눈길에서 미끄러져 낙상사고를 당하는 일이 매우 흔히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행정기관에서는 에둘러 내 집 앞 눈치우기 캠페인 등을 전개해 왔으나 여전히 만족스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그런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하는데 결국 관건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다. 하지만 ‘집 앞 골목길을 걸어 다닐 사람이 없다’거나, ‘내가 아니면 치울 사람이 없나’ 등 그런 일을 기피하는 일이 보편화돼 있는 세태가 아쉽다.

내 가족 또는 내 집 앞을 오고가는 행인이 내 집 앞 빙판길에서 굴러 다치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최소한 내 집 앞의 눈 만큼은 치우자고 하는 시민정신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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