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SUV 판매 30만대 돌파, “정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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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SUV 판매 30만대 돌파, “정말 맞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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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 국산차 통계 진입 놓고 논란 일어
▲ 신형 QM3

QM3 국산차 통계 진입 놓고 논란 일어

“향후 문제 늘 수 있어 통계 정리 필요”

국산 스포츠다목적차량(SUV)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하며 최다 판매 기록을 수립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 차종 국적 논란을 이유로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5개 국산차 업체가 11월까지 판매한 SUV는 15종 30만4587대로, 전년 동기(26만4594대) 대비 15.1% 증가했다. 지금까지 한 해 최대 판매 기록은 지난 2002년 거둔 29만7594대였다.

국적 논란 주인공은 르노삼성 QM3. 르노그룹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돼 전량 수입∙판매되고 있다.

QM3은 수입차지만 정작 통계상 국산차로 잡히고 있다. 국내 대부분 수입차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대신 5개 국산차 업체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내수 판매량에 포함돼 있다. 국내 생산이 아닌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OEM)’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국산차 판매 대수로 간주된다.

이밖에 한국GM ‘카마로’와 ‘콜벳’도 OEM으로 수입돼 국산차로 잡힌다. 그런데 두 차종은 지난 10월까지 각각 43대와 2대가 판매돼 통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이와는 반대로 QM3은 이미 1만대를 훌쩍 넘긴 상태에서 올해 예상 판매량이 1만8000대에 이른다. 넣고 빼고 하는데 따라 통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간 국산차 업계가 난공불락 ‘장벽’으로 여겼던 SUV 판매 30만대 돌파도 QM3을 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QM3이 자동차 통계를 왜곡시킨다고 주장했다. 실제 QM3을 수입차 통계로 잡으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입차 점유율이 기존 14.2%에서 15.4%로 올라간다. 아울러 폭스바겐 티구안(7061대)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라선다.

반면 오래 전부터 OEM 수입 차종을 국산차 통계에 잡아왔던 만큼 QM3을 국산차로 잡는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국산차 업체로선 수입차에 맞서 경쟁하는 상황이라 국산차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싫어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수입차 업계도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QM3 진입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통계 상위 자리를 모두 빼앗길 수 있어 마케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르노삼성 역시 국산차 통계로 잡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열린 ‘QM3 출시 1주년 기념행사’에서 르노삼성 측은 “수입차지만 국내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고, 가격 또한 국내 실정을 감안해 책정된 만큼 국산차로 여겨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해 박동훈 부사장은 “왜 국산차냐 수입차냐를 따져 통계를 따로 집계해야 하는지 의문”이라 말했다.

르노삼성이 QM3 국적 논란에 민감한 것은 국산차 업체 내수 판매 순위 때문. 르노삼성은 앞으로 몇 년 안에 국산차 업체 내수 판매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쌍용차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이를 근거로 “르노삼성이 마케팅에 입각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차 효과를 누리면서 팔 때는 교묘히 국산차인 것처럼 부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OEM 수입으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추후 일부 국산차 업체가 추가로 차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통계 왜곡 현상은 더욱 커지게 된다.

“OEM 수입 차종이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은 물론 연관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하는 데 국산차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OEM 수입 차종은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증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기 힘든 만큼 마냥 국산차 통계로 인정하는 건 무리”라며 “향후 이런 문제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나 업계가 통계 정리에 나서줄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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