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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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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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용자동차 사고 감소 위해 인적요인 안전관리 강화할 것"
 

 

'세계 최고 교통안전기관'이 미래비전
국민 신뢰받는 기관이 최우선 목표
올 사망자 4710명 달성에 우선 집중
'수도권 체험센터' 2016년 5월 오픈
버스 검사업무 합리적 근거로 대응

 

 "저희 스스로 '최고'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국민의 교통안전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임 한 달을 넘긴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의 언어는 명료하고도 확신에 차 있었다. 주로 고위공직자 출신이 맡아오던 기관의 책임자 자리에 처음으로 순수 민간 전문가로 취임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그는 이미 많은 밑그림을 그려 놓은 듯 확신에 찬 어조로, 그러나 매우 신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김천 청사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봤다.

-최초의 '민간 전문가 공단 최고경영자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임기 동안의 경영철학이나 경영원칙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그간 학계에서 교통분야를 연구하며 교통안전 증진에 힘써온 입장에서, 국가의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수준과 정부의 강도 높은 공공기관 정상화 요구 등 경영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점을 생각할 때,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경영철학이자 삶의 원칙이며 직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먼저 공공기관은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만큼, 항상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하며,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끊임없는 변화와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도 갖춰야 할 덕목입니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창조와 혁신을 통해 그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헌신과 배려, 봉사의 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멀리 여럿이 같이 가는 사람만이 행복한 인생,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통사고 줄이기 등 교통안전 업무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대한 평소 소신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공단을 통해 실현할 것인지, 또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말씀해 주십시오.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3E 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먼저 '교육 및 홍보 강화(Education)'란, 대상과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지속적으로 교통안전 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뜻으로, 공단은 이를 위해 체험 위주의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자동차 충돌시험 등 공단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한 효과적인 대국민 교통안전 홍보활동을 전개하며, 모든 고속·전세버스 출발 전 안전벨트 매기 동영상을 승객들에게 상영하는 등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니다.

또 '교통환경 개선(Engineering)'이란 교육 및 단속의 한계를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교통환경 개선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과속의 경우 단속카메라나 노면요철포장 등 과속방지시설을, 졸음운전의 경우 졸음 쉼터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공단은 이를 위해 지방국토관리청 등과의 협업을 통해 사고 취약지점 개선 등을 추진하고, 운행기록 분석결과 활용도 강화, 위험지역 통과시 네비게이션 안내 확대, 화물차 후부반사지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단속 및 제도 개선(Enforcement)'이란 상습·악질 위반자를 대상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단속 시스템 고도화 및 상시 단속 체계 구축 등을 통해 교통법규 위반 억제력을 강화하는 한편, 불합리한 준수 규정 현실화를 통해 법규 준수율을 제고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으로, 공단은 지자체,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전세버스 노래방기기 설치, 화물차 불법구조변경 등 불법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점검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한편 현재의 최우선 과제는 연말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총력을 기울여 올해 공단의 목표인 교통사고 사망자수 4710명(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2.0명)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공단은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분야에서 다양한 교통안전사업을 전개해 온 만큼,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사업용자동차 교통안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이며 어떻게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작년 통계를 보면 사업용자동차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5.8%에 불과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체의 18.1%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비사업용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높아(사업용 8.2명, 비사업용 2.2명)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속 및 제도개선이나 교통환경 개선 등의 정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사망사고 발생원인의 70% 이상이 '안전운전 불이행'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인적요인에 대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단이 2013년 실시한 '버스운전자 안전운전 실태조사'에 따르면 실제 교통사고를 경험한 버스운전자 중 60%가 인적요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답했고, 이중 27%는 졸음운전이원인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졸음운전이 많은 이유는 근무형태 중 격일제(38.5%)와 복격일제(2일근무 1일휴무, 6%)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하루평균 운전시간이 13.1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8시간)보다 긴 시간동안 운전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인적요인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공단은 디지털 운행기록 분석을 통한 운전자의 운행행태 개선, 위험한 상황을 직접 체험해 운전습관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안전운전 체험교육확대, 수학여행 등 전세버스 운행시 운전자에 대한 교통안전정보 사전 제공, 차내 음주가무를 목적으로 하는 불법 구조변경 단속 지원 등의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자동비상제동장치 등 능동형 첨단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해 인적 오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수회사 경영진과 운전자 개개인의 안전에 대한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인 만큼, 지속가능한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경제성보다 안전성이 우선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행정, 지원업무, 조사연구 활동 등 공단 본연의 업무에 시대적 요구를 더하고 집약해 발전적 좌표를 만들어가야 할 책무 또한 공단의 몫이라 할 때 공단의 미래비전을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공단은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기관,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의 대폭 감소를 통해 전체 교통사고 감소를 견인하는 '교통사고 줄이기 선도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며, 끊임없는연구·개발과 첨단 검사시스템을 구축 등을 통해 국가 교통안전 정책 개발기능 및 자동차 안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한 철도·항공분야의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최상의 교통안전 서비스를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을 공단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성과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근무분위기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끊임없는 변화와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열린 조직, 구성원 모두가 헌신과 배려,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도와가며 일하는 따뜻한 조직을 만들고, 직원들 모두 열정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교통안전에 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가, 나아가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독려할 방침입니다.

-수도권 교통안전교육센터 건립사업의 추진 경과와 완공 후 운영방안, 기대효과 등을 소개해 주십시오.

▲ 공단은 현재 2009년 3월 문을 연경북 상주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늘어나는 교육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힘들어 교육생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또 하나의 교통안전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6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297억원을 투입하게 됩니다.

교통안전 체험교육은 빗길·눈길, 급제동, 추돌사고 등 다양한 위험상황을 직접 체험하면서 안전운전의 중요성과 위기상황 대처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단이 사업용운전자 교육생 3만2228명을 대상으로 교육효과를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 건수는 59%, 사망자수는 68% 감소하는 등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단은 건립중인 수도권 교통안전교육센터에 어린이·실버 교통안전 체험관과 교통안전 역사박물관 등 참여형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민 누구나 재미있게 즐기면서 선진 교통안전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더욱 효과적인 교통안전 및 기관 홍보를 위해서는 홍보활동에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사장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 교통문화 선진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단순 정보 전달이나 캠페인 위주의 홍보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체계적인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전략을 통해 국민들의 교통안전의식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매체의 다변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인해 홍보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만큼, 공단은 웹드라마, PPL,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협찬 홍보, 가상광고 등 전통적인 광고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홍보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동차 충돌시험 등 공단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전좌석 안전띠 매기, 계절별 안전운전 요령 등에 대한 기획보도를 추진, 시청률이 높은 TV 주요뉴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단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연령·단계별 교육방안 등 효과적인 교통안전 교육·홍보전략을 개발, 국가 교통안전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충분한 투자와 인프라를 활용해 지속적인 교통안전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 자동차검사업무에는 자주 외부의 이견이 존재해 왔습니다만, 상당 부분 유관 업계의 자의적 판단 또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지적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과 함께 하는 검사업무 수행자로써의 긍지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합리적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의견은 무엇인지요?

▲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단이 수행하는 자동차검사에 대하여는 몇가지 다른 의견들이 있어왔습니다.

분명한 것은 미국, 일본, 영국 등 OECD 29개국을 포함한 세계 92개국에서 국가가 직접 자동차검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신차를 기준으로 자동차 구매 후 최초 4년 이후 2년마다 검사를 수검해야 하는 반면, 영국은 최초 3년 이후 1년마다, 독일과 일본은 최초 3년 이후 2년마다 자동차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선진국일수록 보다 철저한 자동차검사를 통해 교통사고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검사의 중요성은 이미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자동차검사는 국가 독점적 구조가 아니라 정부와 민간업체가 함께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는 민간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민간업체 간의 경쟁이 자칫 검사품질 저하로 이어지거나, 자체 검사시설을 보유한 대형 운수회사에서 자사 차량에 대한 형식적인 검사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의 검사 불합격률은 18%였지만 민간정비업체는 9%에 그쳐 약 2배의 차이를보였고, 특히 '셀프검사'로 불리는 일부 버스회사의 자사차량 검사 불합격률은 0.5%에 불과했는데, 교통안전공단의 버스검사 불합격률이 17%인 점을 고려하면 형식적인 검사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버스와 같은 사업용자동차는 탑승인원이 많아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공단은 이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국민들의 안전한 자동차 이용을 돕기 위해 더욱 철저하고 세밀한 자동차검사를 시행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검사기술 개발을 통해 민간업체의 검사품질 향상을 유도하는 선도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영국이나 호주 등 선진국처럼 국가가 전담해서 사업용자동차에 대한 자동차 검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등 외부의 이견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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