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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슈퍼 갑’ 수입차 보험사기 미수선수리비 대책 없나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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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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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번호 중심 관리체계...이중청구 방지 ICPS 공유시스템 구축”

미수선수리비 증가율 국산차 3배...대당 평균도 4배에 이르러

제도 약점 파고드는 수입차 고의사고, 선의의 피해자도 양산

지난해부터 이어온 ‘갑’의 횡포가 각종 매체의 사회면을 장식하며 새해에도 끊임없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도로 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연일 수입차로 인한 보험사기가 공론화 되면서 애꿎은 선의의 피해자도 양산하는 실정이다. 수입차가 도로 위 ‘슈퍼갑’의 위치를 차지하면서 고의 사고 운전자들을 제외하고도 일부 운전자들이 거칠 것 없는 운전 형태를 보임으로써 수입차를 타는 모든 이들이 그릇된 편견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원인으로 자동차 사고 피해보상제도 중 하나인 추정수리비(미수선수리비)가 지목되고 있다. 오랜 시간 보험사기에 악용되어 온 미수선수리비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의 주원인으로, 수입차 수리비 문제 전반을 아우르는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보험사기 근본 원인, 기형적 수리비와 정비기간

최근 금융감독원은 수입차를 이용해 고의 사고를 일으킨 후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1년 1월부터 3년간 총 687건의 보험 사고가 사기 사건에 연루됐으며, 그로 인한 보험금만 41억9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금액이 1억원이 넘고, 혼자서 28건의 고의사고를 일으킨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이미 그 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이와 같은 보험사기의 대부분은 미수선수리비를 노린 것이다. 미수선수리비는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도 실제 수리비의 80% 수준에 해당하는 추정 가액을 현금 형태로 수령하는 보험금이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대부분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수리비용과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런 현실에서 미수선수리비는 고객 입장에서는 현금을 미리 받아 좋고 보험사는 견적 금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합의를 하는 셈이다. 일정의 ‘합의금’으로 취지와 다르게 변질돼 버렸다. 수입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더불어 미수선수리비가 손보사의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손보사가 미수선수리비로 지급한 보험금은 매년 증가세다.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미수선수리비 연평균 증가율은 국산차가 10.5%, 반면 수입차는 29.1%로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 6936억원이었던 미수선수리비가 2012년 8373억원으로 1437억 원이나 늘어났다. 아울러 대당 평균 미수선수리비도 외제차는 240만원으로 국산차 62만원보다 3.9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견적 부풀리기, 지방 네트워크 약점 이용 사례 늘어

이처럼 수입차의 미수선수리비 금액이 높은 탓에 이를 악용한 외제차 보험사기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소 수리업체를 이용해 낮은 가격에 수리하고 차액을 편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리를 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도상의 취약점을 노린 가벼운 접촉사고를 비롯해 다양한 수법이 등장,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견적서 부풀리기’와 ‘지방을 이용한 고의사고’를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잘 알던 공업사와 짜고 견적서를 고의로 부풀린 뒤 정작 부품은 정품이 아닌 걸로 교환해 차액을 나눠 먹는 수법이 잦다. 특히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수입차 AS가 쉽지 않아 미수선수리비를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손보사들의 수입차 미수선수리비 지급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수입차들은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 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그로 인해 발생하는 렌트비 부담을 꺼려하는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국산차보다 미수선 수리비 지급에 민감하지 않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차는 어디 가더라도 가격이 정해져 있는 편인데 지방에서는 아직까지도 수입차 AS센터 네트워크 자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미수선수리비가 보험 사기로 연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대체부품 활성화로 수리비 안정화 시급...수입차 반발

불명확한 수입차 부품 원가와 공임비 등도 미수선수리비 부당 청구 사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수입차부품 시장은 일부 직영 딜러(유통판매 업체)들이 독점 공급하는 구조인 탓에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76만원으로 국산차(94만원)보다 3배 가까이 비싸다.

이에 정부는 외제차 수리비를 줄이는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부품 인증제를 지난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완성차의 부품 의장권(디자인권) 등이 해결될 기미가 없고, 대체부품에 대한 보험문제 등도 제도 시행에 맞춰 준비가 미비해 실효성에 업계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또한 부품 독점 공급권 상실을 우려한 수입차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다만 국토부가 지난 7월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 동부화재와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 앞으로 대체부품 사용을 촉진하는 보험상품까지 개발될 것으로 보여 그나마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손해사정 강화 및 지급 기준 합리화 대책 마련

손보업계도 이번 기회에 ‘미수선수리비’ 합리화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보상 전담팀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새해에 손보협회가 내놓은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대책’에 따르면 불필요한 렌트사용 유도 및 수리기간 고의지연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막고자 렌트비 지급기준 합리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부당한 수리지연기간은 렌트 사용기간에서 배제하고 실제 수리에 소요된 기간만을 인정토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고가차량을 이용한 과잉견적으로 추정수리비(미수선 수리비) 청구 사례가 급증하자 손해사정 강화로 실제 수리를 유도하고, 경정비 업체의 작업 범위를 초과한 판금·도장 관련 견적서 발급행위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차량번호 중심으로 돼 있는 보험관리체계를 차대번호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차량번호와 보험사를 바꾸게 되면 과거의 사고이력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이외에 현실적인 방법으로 동일 사고에 대한 보험금 이중청구 방지를 위해 미수선수리비 지급 시 차량의 손상 부위를 사진으로 전송하는 방법을 이용, 전송사진을 자사의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에 보관하고 이를 타사와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미수선수리비는 보험의 원리에 어긋나지만 보험사의 편의상 이용하고 있는 제도”라면서 당장 폐지는 어렵겠지만 전체 수리비에서 차지하는 미수선수리비 지급 비율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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