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버스캠페인] 좌석 안전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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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버스캠페인] 좌석 안전띠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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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못 막아도 극단적 피해는 막아

▲ 교통안전공단의 버스 좌석 안전띠 착용 캠페인

 

착용률 고속 70%․시외 20%대 불과
미착용 승객 피해 가능성 18배 높아
실험 결과 미착용자 사망률은 3.1배
승객 대상 착용 홍보 지속 전개해야

 

지난 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4년 교통문화지수’ 관련 자료를 보면, 유난히 한 가지 시사점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좌석 안전띠 착용에 관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앞좌석의 안전띠 착용률이 77.9%로 재작년의 70%보다 7.9%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재작년에 비해 6.8% 감소했다는 부분과 좌석 안전띠 착용률 상향과의 관계다.

이를 두고 혹자는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좌석 안전띠 작용률 상향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도 그와 같은 지적에 대체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물론 두 사안을 결정적으로 연관지어 설명할 근거는 모호하다. 다만 익히 알려진 바대로 좌석 안전띠가 교통사고 시 승객의 인명 피해를 크게 줄여준다는 점만큼은 명확한 사실이고 보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개선된 안전띠 착용률이 어느 정도 기여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들여다 볼 대목은 통계의 안전띠 착용률이 자동차 앞좌석 탑승자를 기준으로 했다는 점이다. 만약 수명 또는 수 십명이 한꺼번에 탑승하는 버스와 같은 승합차의 승객 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정확히 조사할 수 있었다면, 착용률에 큰 차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인승 자동차의 탑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와 착용하지 않았을 때의 구분은 너무나 극명해진다.

지난 20010년 7월3일 인천대교 영종 톨게이트를 나와 인천공항 쪽으로 달리던 시외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후 다리난간을 뚫고 8.5m 아래로 추락한 사고를 상기해보자.

이 사고로 버스 승객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빚어졌다. 그런데 사고 직후 현장조사를 마친 관계자에 따르면 안전띠를 착용한 버스 승객 중 사망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승합차 교통사고에서 좌석 안전띠 착용에 관한 극단적인 통계는 전세버스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2003년 10월 경북 봉화군 청량산으로 단풍여행을 나선 관광객을 실은 전세버스가 운전부주의로 내리막길에서 차로를 이탈해 계곡으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때 피해가 컸던 것은 결정적으로 안전띠 미착용 승객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전세버스 사고에서 안전띠 착용을 완벽히 함으로써 최악의 사고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시킨 사례도 있다.

2008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여고생들을 태우고 가던 전세버스가 논바닥으로 추락해 전복됐는데 버스에 탔던 학생과 교사 등이 모두 다쳐 포항성모병원, 선린병원 등 포항시내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피해자 가운데 머리를 다친 버스운전사 허씨 등 2명만 중상을 입었을 뿐 안전띠를 착용한 학생들은 가벼운 상처를 입는 피해에 그쳤다.

안전띠 착용은 버스 교통사고에서 승객이 입는 피해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가늠한다.

▲ 국토부가 실시한 승합차 안전띠 미착용 피해 실태조사를 위한 실험

국토교통부에서 2012년 9월 실시한 버스 전복 실험 결과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인체모형)은 천정이나 내측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치면서 머리나 가슴 부위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인해 인체 상해 가능성이 안전띠를 착용한 경우에 비해 무려 1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7년~2011년 안전띠 착용 여부에 따른 사망률 분석 결과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착용한 승객에 비해 사망률이 3.1배 이상 높았다. 이같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버스 승객의 경우도 다른 자동차 탑승 때와 마찬가지로 운행중 교통사고시 안전띠가 결정적으로 인명 피해를 줄여주는 것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현재 우리나라 버스 승객 다수는 여전히 안전띠 착용에 무신경 내지는 기피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2010년 5~10월 전국 5개 도에 소재한 시외버스 404대와 고속버스 309대를 대상으로운행중인 버스의 승객 안전띠 실제 착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고속버스의 안전띠 착용률은 66.9%, 시외버스는 18.3%로 매우 낮은 상태였다.

버스에서의 안전띠 착용은 관련 법규에 따라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실제 운행중인 버스 승객들의 안전띠 착용 현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안전띠 착용이 필요한 사항임을 알면서도 귀찮아서 잘 착용하지 않는다는 말로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버스운전자의 이에 관한 노력이다.

시외-고속버스 뿐 아니라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광역급행시내버스 또한 버스 승객의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으므로 버스운전자는 기점 및 경유지에서 승차하는 승객에게 출발 전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도록 음성방송이나 구두로 안내해야 하며, 이 역시 법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광역급행시내버스의 경우 기점 외 경유지마다 탑승 승객이 많으므로 경유지별 안내와 함께 고속도로 진입 전 안전띠를 꼭 착용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 때 운전자의 잦은 안내는 운전자로 하여금 안전운전에 집중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녹음된 안내방송을 통해 안전띠 착용을 독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외버스의 경우 운전자가 직접 좌석을 돌며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승객에게 안전띠를 착용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띠 착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적지않은 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습관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승객들은 대체로 ▲습관화 돼 있지 않아서 ▲그저 귀찮다고 여겨져서 ▲아무 의식 없이 ▲설마 내가 탄 자동차가 사고를 당하겠는가 ▲깜빡 잊고 등의 이유로 설명한다고 한다.

안전띠 미착용의 이유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것 또는 불가피하게 착용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 의한 것은 단 1%도 포함되지 않으며, 단지 안전띠 착용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에 따른 것 또는 비습관적 행동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버스운전자 못지 않게 승객 역시 안전띠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게 하는 노력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교통안전공단이 전국 주요도시와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버스 탑승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띠 착용 캠페인을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는 것은 버스 교통안전을 위해 대단히 바람직한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전띠는 그것 자체가 교통사고를 막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 교통사고 시 승객의 안전이 치명적으로 손상을 입는 상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른바 교통사고 시 2차 충격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알려져 있듯 버스 교통사고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사고로 인한 1차 충격으로 인한 피해보다 2차 충격으로 인한 피해에 의한다. 그러므로 안전띠를 착용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의의 버스 교통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실익도 전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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