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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車 기술개발 투자 ‘편중’...산업생태계 위주로 재편해야”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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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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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 2013’ 결과

국내 6개 업체뿐...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도 중국에 추월

경쟁사에 비해 최대 11분의 1, 전장화 대비 기술역량 확보 미흡

차세대 자동차산업은 전장부품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될 것이 자명해졌다. 전자통신업계를 비롯한 완성차와 부품업계가 모두 전장부품 사업에 총력전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는 하나의 기계 장치가 아닌 전자부품화 되고 있는 자동차의 미래 비전은 이미 제시된 것이나 다름없다. 자율주행 스마트카,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로 불리는 미래 자동차는 하나의 전장 시스템의 구조 속에서만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장화가 가속화 될수록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된다. 하지만 국내의 R&D 투자액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해외 경쟁력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중이 심하고 자동차 생태계를 위한 협력 모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R&D 투자금액·집약도, 글로벌 추세에 밀려

국내 자동차산업 규모는 2013년 746억 달러로 국내 산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산업 수출액의 13.3%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반면 세계 5위의 완성차 강국을 자랑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계속 위협 받는 중이다. R&D 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적 추세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유럽연합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 2013’에 따르면 2013년 세계 2천500대 연구개발투자 기업에 전 세계 148개 자동차업체가 포함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독일과 일본은 각각 15개와 43개 업체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R&D 투자금액은 독일이 192억 유로, 일본은 236억 유로로 일본이 많았으나 업체당 평균 투자액은 독일이 일본의 2.3배에 달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만도,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6개 업체가 이름을 올려 프랑스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국내 6개 업체의 R&D 투자액 합계는 22억 유로로, 금액 면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투자금액은 독일 업체들의 9분의 1, 일본 업체들의 11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 자동차업체들도 R&D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과 중국 간 R&D 투자액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은 2012년에는 2500대 기업에 13개 업체가 등재됐으나 2013년에는 22개 업체로 늘었다. 총 투자금액도 19억 유로에서 21억 유로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자동차 업체의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은 한국 자동차 업체의 평균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R&D 집약도(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는 1.93%를 기록해 한국 자동차업체의 평균인 1.85%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보다 매출 대비 R&D 투자에 더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 위주 연구·개발 비중 너무 높아...불균형 해소해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2006년 3조751억원에서 2013년 5조9천862억원으로 증가했다.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를 포함한 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와 계열 부품사의 투자 비중은 2006년 60%에서 2009년 66.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에는 62.8%를 기록했다. 대기업 위주의 R&D 투자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비계열 부품사 296곳의 R&D 투자 비중은 2006년 19.8%에서 2012년 34.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13년에는 34%로 소폭 하락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주도하는 형국”이라면서 “최근 부품업계의 R&D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경쟁국과 비교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 대로 경쟁 업체들보다 크게 떨어진다. BMW·폭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이 매출 대비 5~6%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쏟는 것과 대조된다.

현대·기아차의 2013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비로 각각 1조8490억원, 1조241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난해 매출과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매출의 2.1%, 2.6%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반면 2013년 BMW는 전년보다 21.3% 늘어난 47억9000만유로(6조8000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지난해 BMW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6.3%로 1.2%포인트 오른 것. 폭스바겐의 연구개발비도 2012년 89억유로(12조7000억원)에서 2013년 102억유로(14조6000억원)로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5.1%에서 5.8%로 올라갔다.

도요타는 2012년(2012년 4월∼2013년 3월) 연구개발비가 874억엔(8조1000억원)으로 순매출액의 3.7%를 차지했다. 르노닛산도 2012년에 매출 대비 4.9%인 4699억엔(4조7000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전장화 대비 기술역량 확보 시급, 산업 생태계 단위 경쟁 필요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R&D 투자의 격차가 향후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량이 중심이 될 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출업체로 입지가 커진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역별 전략 차종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이라도 연구개발비를 경쟁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R&D 투자의 대기업 집중을 우려하고 나섰다.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술 경쟁에서 전장부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완성차 두세 개로 경쟁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여러 산업 및 기술의 융·복합이 절대적이라는 것. 개별 기업 단위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산업 생태계 단위로 경쟁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의 차세대 자동차 연구개발 지원 자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도 지적됐다. 실제로 산업부의 주요 R&D(연구개발)사업인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자동차 분야 신규예산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추세다. 이 사업의 자동차 분야 신규 예산은 2011년 445억원에서 2012년 181억원, 2013년 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신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래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동차 부품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그린카와 스마트카 분야의 기술역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꼽았다. 기술경쟁력이 떨어질수록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커지게 되고, 결국 해외 기술에 종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의 자동차 기술개발은 어느 한 기업의 역량만으로 해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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