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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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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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단을 소유․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치관과 태도 등을 포함한 교통행동의 총체적 양식을 ‘교통문화’라 한다. 그 나라의 교통문화수준은 교통사고율로 대변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교통사고다발국’이란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교통문화지체 현상이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를 위반문화와 무례문화의 풍토가 강한 경향이 있다. 운전대만 잡으면 삼강오륜의 전통적 미덕은 사라지고 무례함이 앞서는가 하면,,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교통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과거 외국특파원이 한국에 오래 머물다 귀국하면서 한국에서 운전하려면 다음과 같은 운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앞차와는 1인치의 틈도 두지마라. 종이 한 장 들어갈 정도로 바짝 붙여야 한다. 틈을 비워두면 누군가가 금방 채우게 되어 마음이 허전해진다.

둘째, 아무때나 끼어들어라. 이때 주의할 점은 진로변경 예고를 보내면 안된다. 오히려 진로방해를 받기 때문에 진로변경 예고 없이 상대방이 깜짝 놀래게 해 갑자기 끼어들어야 한다. 다만 미안하다고 경적만 가볍게 울려주어라.

셋째, 가급적 버스?트럭 등 대형차를 사서 운전해라. 작은 차들이 비켜주기 때문에 운전하기 편하다. 오죽하면 대형차를 폭력?난폭운전의 대표선수로 보았을까?

넷째,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신호에 대기하다가 출발할 때 출발신호로 변경되기 직전에 미리 출발해라.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하면 경적을 맞아 기분이 나쁘다. 아직도 육상 100m 경주의 출발신호로 알고 운전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다섯째, 횡단보도에서 보행신호에 보행자가 횡단하고 있다 해도 틈이 보이면 그 틈 사이로 우회전해라. 한국은 자동차정지신호에도 교통에 방해가 안되면 우회전해도 좋다는 규정이 있다.

여섯째, 어린 보행자들이 횡단보도 대기 중 횡단하기 전에 좌우를 확인하지 않고 육상 100m 경주처럼 무조건 뛰어 건너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라.

이상에서 언급한 나쁜 교통문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문화수칙을 제정해 공영방송 등 전 언론이 참여하는 선진교통문화협의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해당 지역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왜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한달간 빨간 깃발을 세워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둘째, 교통안전공단이 매년 지역별 교통문화수준을 조사해 발표하는 교통문화지수와 도로교통공단이 매년 발표하는 교통안전지수 결과에 따라 신상필벌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즉, 교통문화지수와 교통안전지수를 반영해 중앙정부가 교통안전예산을 차등지원하거나 지역별 보험차등화 제도를 도입해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자율적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중앙정부가 지방에 교통안전예산을 지원 할 때 교통안전 의지와 지역별 교통사고율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음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보험차등화도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제도인데 유독 우리나라는 몇 차례 도입 시도를 하다가 일부 지역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제는 다시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평생 지녀야 할 인격과 태도가 14세 이전에 형성된다는 교육학 원리에 입각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적용하는 교통안전교육지침을 제정, 보급해야 한다.

참고로 선진국에는 정규 교과에 교통안전 내용을 자연스럽게 체득시키는 방법이 있다. 국어시간에는 교통용어에 대한 설명을, 미술시간에는 교통표지판 그리기로 그 뜻을 이해시키고, 물리시간에는 안전거리 계산공식을, 체육시간에는 횡단보도에서 올바로 횡단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면 된다.

넷째, 반상회에서는 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례를 놓고 토론하는 것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제언들이 반영돼 교통문화가 선진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객원논설위원-계명대 교통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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