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객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분산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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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객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분산시키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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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수가 2012년 1천만명을 넘어선 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2017년 2천만명 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내․외국인을 합할 경우 2010년 2000만 시대를 넘어선 이후 2014년 3000만을 넘어섰으며, 5년 후에는 다시 4000만 시대로 들어설 전망이다. 이제 관광대국(觀光大國)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속빈 강정이라 할까. 그 관광객이 서울이나 제주만 늘어났을 뿐 다른 지방은 대체로 가보지 않는 편중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관광의 윗목만 따뜻할 뿐 방바닥 대부분은 아직 온기가 펴지지 않고 냉기가 여전한 것이다. 이는 한국 관광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적신호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12월 29일 청주국제공항에서 1400만명째 입국하는 외국관광객 환영행사를 개최했는데,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외래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정책의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사실 외래관광객이 최근 6년간 연평균 12.8%씩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60년 전 한국동란 직후인 195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고작 2100명에 그쳤다. 이후 고도성장과 안정성장을 반복하면서 2008년에 외래관광객이 689만명이었다. 그런데 불과 6년 만에 외래관광객 수가 두 배인 1400만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물밀 듯이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어떻게든 수용하느라 정신이 없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외래관광객 증가를 계기로 수도권과 지방의 관광발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을 미리 수립․대처했다면 전국 각 지역이 골고루 국제관광진흥의 성과를 누렸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수도권 중심의 관광발전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장기 국가관광대계(國家觀光大計)를 세워야 할 때이다. 우리가 처해있는 외래객의 급증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 국가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가를 엄중하게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외래객들의 지방 분산현황과 특징은 어떠할까? 정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중 흥미를 끄는 것은 외래관광객의 서울집중도이다. 1990년대부터 2003년까지 서울집중도가 줄곧 증가하였지만 이후에는 수도권내 신흥 한류 관광지의 부상으로 일시적으로 완화되었다. 그러나 2008년 74.5%에서 2010년대에는 80%대로 다시 급상승하였다. 최근 3년 동안 외래관광객의 방문비율이 향상된 곳은 서울권과 제주권뿐이다. 이는 외래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특정지역으로 ‘집중도’만 키웠을 뿐 전국으로의 ‘분산도’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의 조사결과는 더 우려스럽다. 2013년 서울지역 방문 외국관광객의 전체 숙박일수는 6.8일이며 이중 5.3일을 서울에서 숙박하며 지방에서는 1.5일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과 비교해 보면 우리의 관광객 분산이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최근 5년간 외래객의 서울방문이 평균 80.2%를 기록하고 2013년 연간 숙박객수 중 서울의 비중이 50.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전체 외래객의 60.3%만 도쿄를 방문하고, 숙박일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도쿄가 전체의 29.3%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우리의 외래객 지역분산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지방으로의 접근성 개선 부진, 지방의 낮은 서비스 수준, 킬러 콘텐츠 및 상품개발 소홀, 홍보․마케팅 역량 부족, 관광시장에 대한 과학적 분석 미흡 등 여러 가지로 열거할 수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중심적 사고로 인해 지방분산 노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래객의 지방분산이 간단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대책과 지속적인 재정투입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국가관광발전 시스템의 혁신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그동안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의와 정책연구도 활발히 진행돼 왔으며, 이제 외래객의 지방분산이 정부정책의 핵심 목표가 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외래객 지방분산을 위한 정책목표는 지역관광의 자생력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두고 단계별로 추진했으면 한다. 즉, 국내외 관광왕래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되 전국 각지에 국제경쟁력 있는 관광거점을 육성하여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역의 글로벌화를 달성하는 것이 관광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특히 수도권-지방간 관광협력기반 구축, 외래객 출입국 편의 개선, 외래객 조사분석의 과학화, 지역관광 핵심 콘텐츠 발굴 및 관광수용태세의 글로벌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객원논설위원․장병권 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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