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택시 사태, 물류시장에 전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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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택시 사태, 물류시장에 전이되나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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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퀵 솔루션 앱 잇따라 등장…‘약이냐 독이냐’

내달 스타트업 업체와 상견례도…협업 여부 판가름

우버 택시에 관한 갑론을박이 화물운송․물류시장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우버와 같은 맥락의 공유기반 서비스를 택배와 퀵 등 소형화물에 적용한 모바일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데다, 해당 시스템을 기존 택배업체들과 연계해 시장에 안착하려는 움직임 또한 본격화된데 따른 것이다.

 

택배를 타깃팅 한 ‘무버’ 경우 간편 결제 기능을 탑재해 오는 6월 공식 오픈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앞서 오토바이․자전거 배달대행 프로그램을 출시한 ‘바로고’와 같은 스타트업 업체(IT기반 앱 서비스)들도 배달기사 전용 앱을 출시․배포하면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관련 서비스는 국민 모두가 소비자인 동시에 배송 대행자로 참여케 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점을 강조, 이용자의 수요 공급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은 물론, 그간 지적돼 온 중계수수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주문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온라인 직거래 물건배송이나 오프라인 지정상품을 구매한 뒤 배송까지 대행하는 상황별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게 이들 업체들 설명이다.

누구나 배송기사로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모바일 앱 등장에 화물운송․물류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먼저 화물운송업계는 해당 솔루션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 이유를 압축하자면 택시업계가 우버를 반대한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모바일 앱으로 승객과 차량을 상호 연결시켜줌으로써 주문자에게는 이용편의를, 기사에게 일감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요금결제 및 대금지급을 공급자인 프로그램 개발사가 관리하는 방식인데 화물운송사업 허가가 없는 상태로 영업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다.

운영방식을 파악해봐야겠지만 불특정다수의 이용자와 배송원간의 거래가 아무런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상당수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화물업계는 이들 업체의 화물운송업 사업허가 보유여부를 떠나 실제 배송을 맡고 있는 이들은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무허가 불법영업자를 양성함과 동시에 사고위험성과 사후관리 부분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법적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화물운송 사업자 단체 한 관계자는 “유휴자원을 서로 나누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얻는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게 공유경제인데, 자가용 유상운송 등 무허가 불법영업으로 인한 과잉공급과 그로 인한 단가하락․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화물운송․물류시장에 적용한다는 것은 법에 위배된다”면서 “공유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은 맞지만 우버와 무버처럼 잘못된 사례가 등장하면 시장 전체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택배사업 중인 대형물류업체들은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이 서비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한된 환경과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출혈경쟁이 과열된 시점에서 여러 루트로 영업 접근성을 향상함과 동시에 주도권 확보가 가능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있어 ‘무버’와 같은 공유 프로그램이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택배 물류와 연관된 대형업체들 경우에는 솔루션 업체들과 플랫폼을 연계해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서비스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메이저 유통사 등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차별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택배사 영업팀 한 관계자는 “C2C 경우 기업물량과 달리 영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체 앱부터 편의점택배까지 업체별로 공급채널을 늘리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소비자 개인이 택배 거래에 직접 참여하는 또 다른 마켓이 형성됐고 별도의 영업 없이도 물량이 모인다는 점 하나로도 업무제휴를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 물류사들에 따르면 유통․물류 환경 변화 대응차원에서 온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배송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택배․퀵 등 배달 아이디어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소비자의 이목까지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류시장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이들 업체와 물류 스타트업 업체들과의 대면식도 준비되고 있다.

다음달 3일 예정된 컨퍼런스에서 솔루션 업체 6개사의 창업 및 활동사례 발표에 이어 CJ대한통운을 포함한 메이저 3사와 대형마트 유통사, 온라인 오픈마켓 운영사간의 미팅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유통사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배송 서비스 정도가 상품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올랐으며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대형마트․백화점까지도 스타트업 업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업체간 협업과 차세대 물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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