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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관리자, 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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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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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수 박사의 교통안전노트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선진국 진입을 갈망하던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좌절을 안긴 사건이었다. 대형사고로 커지게 된 직접 원인은 소속 선박회사와 선원, 관제와 구조를 맡았던 관련기관, 운항관리와 선박검사를 담당했던 단체 등이지만 우리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법질서 경시 현상,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적당주의, 정부의 무능, 안전은 뒷전으로 밀쳐놓고 국가임무를 복지확대로 착각하며 경쟁한 정치권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도로에 나가면 지금도 또 다른 세월호를 보게 된다. 과적에 속도제한장치를 풀어놓고 경쟁하듯이 과속하는 화물차, 과로운전이나 정비불량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는 버스, 교통법규 위반과 난폭운전을 일삼는 택시는 세월호 침몰사고라는 큰 홍역을 치르고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운수회사는 안전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안전분야에 지출을 최소화 하려는 경향이 많다. 도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운수회사 자체의 안전관리만 제대로 작동됐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 훨씬 큼에도 우리나라 운수회사의 안전분야에 대한 지출은 매우 인색하다.

미국 대중교통안전청(FMCSA)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10%가 전체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고의 50% 정도를 유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이러한 소수의 운전자들을 ‘위험 운전자’(High Risk Drivers)로 규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장별로 체계적으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일본은 더 나아가 운행관리자라는 자격 소지자를 선임해 위험 운전자의 운전을 금지시키고, 실제 운행기록을 토대로 운전자의 과로 방지와 승무관리를 하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도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교통관리자를 고용하여 운행관리와 차량관리를 전담케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1985년 7월에 교통안전관리자 자격제도가 도입돼 보유대수 20대 이상인 운수업체에 의무고용이 됐지만 규제완화 차원에서 1999년에 2월에 자율고용으로 전환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통안전관리자는 규제라는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 책임을 강조하면 또 다른 규제가 순식간에 양산이 된다. 일단 규제로 자리 잡히면 여간해선 폐지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규제는 규제목적에 따라 크게 경제적 규제와 사회적 규제로 나뉜다. 사회적 규제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는 규제로써 환경, 건강, 안전과 관련된 규제가 그것이다.

당연히 교통안전에 관한 사회적 규제는 선진화를 위한 규제이며 동시에 선진화가 될수록 강화되는 규제이다. 당시의 규제완화 정책은 경제적 규제와 사회적 규제에 대한 구분 없이 부처별로 규제완화 50% 실적을 채우기 위해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졌다. 교통안전관리자 제도의 규제완화는 경제적 규제가 아닌 사회적 규제를 잘못 손댄 정부 실책의 대표 사례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2004년에 정부안으로 교통안전관리자 의무고용을 발의했으나 당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정부의 교통안전 업무가 증가했다고 다시 의무화 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후에도 한 차례 더 의무고용을 추진했으나 이번에는 운수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운수단체는 정부의 간섭과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지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해양수산부는 내항여객선 회사에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지난 1월 해운법을 개정해 안전관리책임자를 의무적으로 선임토록 했다. 따라서 운수단체도 이제는 사회적 환경이 변해 가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교통안전법의 교통안전관리규정 작성 및 이행확인, 운행기록 보관 및 활용, 교통사고 원인분석, 점검 및 진단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실시하고 정부의 교통정책에 대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교통안전관리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안전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회사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영세한 우리나라 운수회사의 경영환경을 고려한다면 교통안전관리자 중심으로 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교통안전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따라서 교통안전관리자는 자율적인 안전관리체계 구축의 출발점이자 근간이라 할 수 있다. 더 이상 교통안전관리자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계속 ‘완화 또는 혁파’하려고 해도 서로 신뢰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규제는 또 생겨난다. 교통안전관리자의 고용이나 교통안전담당자 지정은 운수회사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객원논설위원․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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