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교통안전캠페인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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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교통안전캠페인 이대로 괜찮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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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대도시에서의 출근길,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니던 도로 한 쪽에 멀리서도 확연히 인식될만큼 사람들이 늘어서 있고 현수막도 함께 서 있다. 가까이 지나면서 보니 사람들은 어느 기업에서 교통안전을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행자 안전을 강조하는 표어를 인쇄한 어깨띠를 두르고,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유인물을 전달하는 광경이 어느 정도 눈에 익은 모습이다. 일부 행사에는 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거나 경찰관도 여럿 나와 행사를 돕고 있다. 더러 모범운전자들도 눈에 띈다.

그렇게 복잡한 출근길에서 한시간 남짓 도로안전 캠페인을 실시하는 동안 그곳을 지나가는 많은 자동차들은 속도를 줄이고 조심운전을 하며 행사하는 이들의 요구에 순응한다. 나름 보기도 좋고 바람직한 일로 평가되나 다음날 행사장 주변을 잘 지켜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또다시 어지럽고 복잡한 도로사정이 재현된다.

마치 경찰이 보고 있으면 신호를 지키고 속도를 준수하다가도 경찰이 없으면 제멋대로 운전하는 난폭운전자의 그릇된 습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도로안전을 위한 시민의식 계선 차원의 현장캠페인은 대부분 위에서 예를 든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형식과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우리는 늘 보아왔다. 그런데 올 봄 또다시 도로안전캠페인이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좀은 답답한 마음이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얻기 어렵고 표시 또한 잘 나지 않는 게 교통안전업무라고는 하지만 소위 ‘길거리 현장캠페인’ 행사도 좀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하지 않는 것 보다 나은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실효성에서, 또 생산성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그나마 기업이나 기관에서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유관기관에서의 권유나 협조요청 차원에서 마지못해 하는 행사라면 그 모습에서 부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삼삼오오 모여 사진 찍고, 담배 피우며 잡담하는 그림이 좋지 않을 뿐더러, 같은 시간 같은 인원이 참여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캠페인 방법론도 이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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