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기준 무시" 국제항공정책 방향 도마 위
인천∼타이베이 정기항공 여객노선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주9회씩 배분됐다.
또 양국간 화물노선은 양항공사에 주1회씩 배분됐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9일 서울~타이베이 여객노선 운수권 주18회 및 한.대만 화물노선 운수권 주2회를 이같이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항공사는 운항체계변경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12월1일부터 정기편 운항이 가능할 전망이다.
건교부는 "이번 노선배분은 지난 9월1일 체결한 민간항공협정이 종전 정부간 협정과 다른 신규협정이란느 점과 단항경위 및 당시 운항현황, 국제항공정책방향, 기존 배분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노선은 지난 1992년 단교로 중단됐다 이후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같은 해 12월부터 양측 4개 항공사가 인천~타이베이 여객노선에 각 주7회씩 운항하고 있다.
건교부는 인천~타이베이를 제외한 기타 여객노선은 제한없이 운항할 수 있으며, 화물노선의 경우에는 한.대만간 추후 협의에 의해 운항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사 반발=양 항공사 모두 이번 노선 배분결과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다시 노선배분을 둘러싼 감정싸움이 되풀이되고 잇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측은 이번 노선 배분이 기준과 원칙을 무시한 후발사 밀어주기식 노선배분이라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이 노선의 운항재개를 신규취항이 아닌 복항으로 봐야 한다며, 단항이전과 동일한 운항횟수인 여객 주14회, 화물 주2회 운수권을 주장해 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만외교부에서도 이번 항공협정체결에 따른 한.대만간 항공기 운항을 복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굳이 우리 정부만 신규취항이라고 주장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후발사를 밀어주기위한 편파적인 행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방침이다.
아시아나은 국제항공정책방향에 명기된 신규노선 배분지침인 '단거리노선 후발항공사 우선 배분'의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며, 향후 노선배분에서는 복수민항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 건전한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선배분의 원칙과 기준이 적용되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침 제정해야=이번 대만노선 배분을 계기로 다시 한번 건교부의 노선 배분지침인 '국제항공정책방향'이 도마위에 올랐 다.
그 동안 노선배분시마다 편파배분 시비가 발생하는 데는 국제항공정책방향에 분명한 기준과 원칙이 없는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항공정책방향은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999년 7월 만들어진 건교부 내부 지침으로 그동안 건교부의 운수권 배분시 중요한 기준이 됐다.
대한항공 이형우 부장은 "지난 2001년이후 배분된 주요 노선들을 보면, 명확한 원칙이나 기준이 없이 국제항공정책방향이라는 지침의 내용들을 후발항공사를 밀어주기 위해 이현령비현령식 이중잣대로 해석해 온 것을 알 수 있다"며, "언제까지 후발항공사 밀어주기식 행정을 계속할 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국제항공정책방향이라는 것이 건교부가 내부적으로 노선권 배분에 참고하기 위한 하나의 지침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논란의 근원인 이 지침을 폐기하거나 보다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 새로운 지침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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