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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친절한 택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곽재옥 기자  |  jokwak@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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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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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행하는 승차습관, 법규위반 부추겨

   

서울시 다산콜센터(120) 교통불편신고를 통해 접수되는 택시에 대한 고질적 양대 민원으로 ‘불친절’과 ‘승차거부’가 지목되고 있다. 이밖에도 ‘부당요금’, ‘합승행위’, ‘도중하차’ 등의 민원도 여전히 택시이용 시 불편사항으로 꼽힌다.

이러한 택시민원을 줄이고자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은 운수종사자 준수사항 위반 시 처분기준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보다 대폭 강화했다. 거기다 서울시는 ‘승차거부 삼진아웃제’를 비롯해 부당요금, 합승, 카드결제 거부 등에 대해 처분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택시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은 오늘날 택시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증한다. 타 운수업종은 물론 전 산업 대비 최저수입, 최저임금을 면치 못하는 택시산업의 문제는 서비스 저하라는 자연스러운 귀결을 낳았다.

이른바 ‘불친절 택시’로 낙인찍힌 일차적 원인은 어디까지나 운수사업자와 운수종사자 당사자에게 있다. 하지만 택시가 수익을 늘리기 위해 관련법규를 위반하는 데에는 승객이 무심코 행하는 승차행위도 한몫한다.

택시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택시는 물론 시민의식도 변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승객이 모르는 택시의 법규위반 행위에는 어떤 것이 있고, ‘불친절’이라고 명명되는 택시와 승객 간 오해의 지점은 어디인지 살펴본다.

▲정지선 지키는 택시를 타라=보행신호등의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고 A씨가 황급히 횡단보도를 건너 도로변에 서있는 택시를 집어탄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가 잡아탄 택시는 정차된 택시행렬 중 가장 앞에 있는 택시. A씨를 태운 택시는 횡단보도 정지선을 반쯤 걸치고 있다가 보행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뀜과 동시에 득달같이 출발한다.

이때 뒤에 있던 택시기사 B씨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애써 식힌다. 횡단보도 근처에 차량을 대기하고 벌써 20분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얌체 같은 택시기사가 떡하니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 자신의 차량 앞에 서더니 순식간에 손님을 태우고 내뺐기 때문이다.

요즘은 차량을 운행하며 영업을 하기에는 손님이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연비도 감당할 수 없어 통행이 많은 교차로 근처에 정차하고 있는 택시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런데 다수 택시기사들은 B씨와 같은 경험을 하루에도 수차례 겪는다. 승객들의 대부분은 늘어서 있는 택시 중 맨 앞차를 집어타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지키며 정지선 뒤에 먼저 서 있던 택시는 뒤늦게 온 ‘얌체기사’들에게 승객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B씨는 “원칙대로 교통법규를 지키며 영업을 하고 싶어도 그러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니 어쩔 수 없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기사들이 많다”며 “이런 악순환을 단절하기 위해서는 승객이 정지선을 지키고 서 있는 차를 먼저 이용하는 승차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타 지역 택시, 구분해서 타라=“경기택시가 서울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멱살, 욕설이 오가고 심지어 주먹다짐하며 싸우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시는 효율적인 단속과 모니터링을 강화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홈페이지 ‘천만상상 오아시스’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한 택시기사의 제안이다. 다수 서울택시 기사들은 이처럼 타 도 택시들의 구역을 넘나드는 불법영업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 이러한 불법영업은 △연신네역-고양시 방향 △강남역·양재역-성남·일산·광명·용인택시 △가락동시장 앞-성남택시 △잠실역~교통회관~워커힐아파트-남양주·구리택시 △사당역·남태령-안산·안양·수원택시 △천호역-하남택시 △도봉산역-의정부택시 △송정역-인천·부천·부평택시 등 지역 간 경계에서 자주 목격된다.

업계·노동계 다수 관계자들은 “승차거부, 부당요금 등 시민들이 택시 불편사항으로 지적하는 문제 중에는 실제 서울택시가 아닌 타 도 택시에 의한 사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 경우 행정기관의 단속이나 업계·노동계의 계도활동만으로는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승객이 승차 전 해당지역 택시임을 확인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행 여객법은 택시가 △해당 사업구역에서 승객을 태우고 사업구역 밖으로 운행하거나 △사업구역 밖으로 운행한 후 해당 사업구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사업구역 밖에서 승객을 태우고 해당 사업구역에서 내리는 일시적인 영업을 제외하고는 불법으로 간주한다.

▲목적지 묻지 말고 타라=‘서울, 묻지 말고 타세요.’

승객이 목적지를 먼저 묻고 택시에 탑승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 서울택시가 지난해 10월부터 문짝에 붙이고 있는 스티커 문구다.

실제 심야시간 번화가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 중에는 목적지를 외치는 승객이 많다. 택시가 줄을 지어 서 있는 경우는 거리가 가까우면 가지 않을 것 같아 묻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을 경우 멀면 못 갈까봐 묻는 심리가 작용한다. 그런데 으레 손님이 말하는 목적지를 듣기 위해 차창을 내리고 귀를 기울이는 택시기사들도 많아 문제다.

주지하다시피 승차거부는 운수종사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처분대상이 된다. ‘승차거부 삼진아웃제’에 따라 서울택시는 운수종사자가 2년 내 1차 위반 시 과태료 20만원, 2차 위반 시 과태료 40만원 및 자격정지 30일, 3차 위반 시 과태료 60만원 및 운전자격 취소가 이뤄진다. 사업자의 경우는 면허차량 보유대수 및 위반건수를 기준으로 최고 면허취소 처분을 받게 된다.

업계·노동계 관계자들은 “택시는 승객이 수배자 등 행실이 불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유 불문하고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며 “시민 역시 이러한 상식을 갖춰 기사가 불법을 행하지 못하도록 함께 택시자정 노력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너가서 타세요”?!=C씨는 며칠 전 급한 볼일로 강남역에서 한남동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한참을 직진하더니 다시 유턴을 해 반대반향으로 차를 몰았다. 시간도 급한 데다 요금도 손해를 보는 것 같아 기사에게 따져 물었으나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경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택시를 이용하다보면 C씨와 같은 경우를 종종 겪는다. 길눈이 어둡거나 도로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승객의 입장에서는 피해를 본 것 같은 심정이 될 수 있지만, 기사 입장에서는 도로 상황상 유턴을 하거나 P턴을 해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한 택시기사는 “승객이 애매한 위치에서 택시를 잡을 경우 실랑이를 피하기 위해 ‘건너가서 타세요’라고 하면 승차거부로 신고당할까 두렵고, 그렇다고 그냥 태우고 어쩔 수 없이 돌아가면 실랑이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며 “기사가 무조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승객들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유턴금지 지역에서 택시에게만 유턴을 허용하는가 하면, 대도시의 블랙캡 택시의 경우 승객 편의를 위해 즉시 유턴이 가능한 7.575m의 회전반경을 차량 요구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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