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타이어價, 원재료 가격 대폭 하락에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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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타이어價, 원재료 가격 대폭 하락에도 ‘그대로’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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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시에는 높게 올리고 하락 시에는 적게 내려 생색만 ‘대조적’

천차만별 가격에 소비자 불만 커져도 ‘무관심’...과점구조 문제

국제유가 하락에 최근 3년간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대폭 하락됐지만 국내 타이어 제조사의 타이어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이어 가격이 판매, 정비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가운데 발표된 결과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주요 타이어 제조사의 사업 보고서 공시를 토대로 원재료 가격과 타이어 제품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타이어 원재료에서 21.9% 비중을 차지하는 천연고무의 평균 매입가격은 2014년에 2011년 대비 58.6% 하락했고, 24.8% 비중을 차지하는 합성고무는 같은 기간 33.3% 하락했다.

반면 한국, 금호, 넥센 등 타이어 주요 3사의 제품 평균가격은 고작 6.3% 하락하는데 그쳤다. 소비자들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원자재 하락률 대비 제품가격 하락률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한 과거 원자재 인상분과 관련해 제품가격을 대폭 올렸던 경험에 비춰 문제라는 것이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인하분을 제품 가격에 소극적으로 반영하는 타이어 제조사들의 행태는 과거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이 50.0% 인상되었을 때 제품가격을 16.9%나 올렸던 것과 비교해 매우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 사이의 심각한 비대칭성은 타이어 산업의 과점 구조 때문”이라며 “원재료 가격 인하분까지 이윤으로 흡수해 회사의 이익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3사의 원재료비 부담은 2011년 61.1%에 달했다가 2014년 45.0%까지 떨어진 반면, 영업이익률은 같은기간 평균 8.8%에서 10.9%로 2.1%포인트 증가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이에 대해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기업이 흡수해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장에 따라 천차만별인 타이어 판매 가격도 문제로 지적됐다. 2013년 대전소비자연맹의 매장별 타이어 가격 조사에 따르면 동일 규격 제품(245/45/18)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16만8546원~24만2100원, 금호타이어는 17만189원∼23만6177원, 넥센타이어는 18만4618원∼26만1785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 제품이 최소 8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유는 타이어 가격이 공장도 가격에 정비소가 임의적으로 마진을 붙이는 구조로 돼있고, 물량에 따라 제조사의 할인 폭이 제각각이기 때문. 과거 담합에 대한 제재를 받은 바 있는 타이어 업계의 독특한 산업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수리비 인하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된 자동차 부품가격 공개제도에서도 타이어는 빠져있다.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필요한 개별 제품이라는 성격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것.

물가감시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제조사 홈페이지에 타이어 권장소비자가격 공개, 출고가 공시 등 개선책을 마련해야 현재의 소비자가 마냥 당할 수밖에 없는 불균형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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