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고속 기사들 “최근까지도 채용 청탁금 지불했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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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고속 기사들 “최근까지도 채용 청탁금 지불했다” 폭로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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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방식, ‘기사-브로커-전달자-노조위원장’

접수번호 전달자에게 알려줘 알려주면 ‘합격’

“최근 채용 청탁금 50만원~100만원 인상”

한일고속 기사들이 최근까지도 노조위원장에게 채용 청탁금을 지불했다고 폭로했다.

먼저 한일고속 기사 A씨는 최근 채용청탁금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200~25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해에는 50~100만원 오른 300~350만원 수준이다”며 “근래에 한일고속 내부적으로 돈을 받고 채용을 시켜주기가 힘들어지자 가격이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돈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단 한일고속에 입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중간 브로커가 나서서 노조위원장의 측근, 즉 전달자와 접촉을 한다. 이후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과 브로커, 전달자가 함께 식사 또는 차를 한잔 하면서 전달자가 전달 방법에 대해 일러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달할 때 수표나 은행 송금은 안되며 현금 5만원권을 흰봉투에 담아 전달해 줄 것을 설명받았다고 밝혔다.

과거 수표로 청탁금을 받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어 그 다음부턴 현금화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일고속 노조 사무실에는 CCTV가 장착돼 있어 사무실에서는 받지 않고, 외부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받는다고 덧붙였다.

또, 전달자 중에서는 L씨, Y씨, C씨가 한일고속 내부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언급했다.

한일고속 기사 B씨는 과거 임원급에게도 채용청탁금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임원에게도 돈(채용 청탁금)을 전달하는 기사 즉 ‘전달자’는 따로 있었다. 임원들이 직접 관리하는 기사들이다. 촉탁직을 연임받거나 교관 등 주요 직책을 맡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막 입사하려는 신참들은 노조위원장을 통해 입사를 하는 편이지만 전 직장에서 문제가 있어 입사가 좀 힘들 것 같은 사람들은 돈을 더 줘서라도 임원급에 줄을 선다”고 말했다.

또 “한일고속 최고고위직 그룹에게도 금품을 전달한 기사도 있다. 말은 ‘채용 감사금’ 같은건데, 전달한 사람은 채용청탁금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B씨는 채용청탁금을 전달 한 후 채용 합격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브로커와 전달자를 통해 노조위원장 또는 임원에게 돈을 지불하고, 입사 지원서를 낸다. 지원서를 내면 사측에서는 접수번호를 알려준다. 그 접수번호를 전달자에게 알려주면 나중에 합격이 돼 있다.

서류, 인성, 체력, 실습, 임원 면접까지 이르는 과정에 있어서 사측이 어떤 식으로 합격을 시켜 주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한일고속 기사 C씨는 채용 청탁금 전달자가 되면 회사내에서 업무가 편해지고, 중간에서 돈을 빼먹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일고속 기사 봉 모씨와 김 모씨의 통화내역 녹취록을 보면 이 모 씨는 지난 2012년1월3일 한일고속에 입사를 희망하는 김 모씨에게 350만원을 리베이트로 받았다. 근데 이 씨는 김 모씨에게 “노조위원장이 물어보면 200만원만 주었다고 말하라”라고 말한다. 이 씨가 중간에서 150만원을 착복한 것이다.

또, 이 씨는 최 모 기사가 입사를 희망하자 250만원을 받으면서 수표로 받았다가 최 씨가 입사를 포기하자 현금으로 돌려준 사례도 있다.

한일고속 기사 A, B C씨는 “동기끼리 술을 한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사 금액이 나온다. 물론 본인 또한 주변 동기, 선후배들이 돈을 내고 입사를 한 것 맞지만 앞으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문제이기에 폭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인터뷰 동기를 밝혔다.

위 내용은 2014년4월14일 서울행정법원서 나온 녹취록 증거자료와 기사들의 추가 폭로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한편, 기사들은 뒷돈을 주고서라도 고속버스 기사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높은 연봉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일고속의 연봉은 3000~4500만원 수준이다. 상여금은 680%이며, 자녀 학자금 지원 등 각종 복지혜택이 있다.

한일고속의 연봉 수준은 타 고속사들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하지만 다른 버스업종과 비교해 볼 때 높은 수준이다.

고속버스 기사는 연봉이 높고, 복지혜택이 좋은 만큼 입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버스고시’라고 불릴 정도다. 일예로 금호․중앙․동양고속의 경우 서류면접부터 최종합격까지 약 한 달이 걸린 정도며 경쟁률은 수 십 대일을 기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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