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대물배상 제도 대인배상 수준으로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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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대물배상 제도 대인배상 수준으로 개선해야”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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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보험료 증가 억제를 위한 보상제도 개선방안’ 정책세미나

자배법 보험금 청구권 정비업자에 위임, 정비요금 고시제 도입 논의

추정수리비 폐지, 렌트․견인비 기준 변경해야...소비자권익 침해 우려도

자동차보험금을 노린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추정수리비를 폐지하고 보험금 청구권을 정비업자에게 위임하는 등 대물배상 제도를 대인배상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인배상 보상제도는 잘 정비돼 있는 반면 대물배상 제도는 상대적으로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어 보험사기 등 보험금 누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일 보험연구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새누리당),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동 의원(새누리당)과 공동으로 개최한 ‘자동차보험료 증가 억제를 위한 보상제도 개선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기승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자동차보험 영업수지 적자가 1조원을 넘은 것은 명확한 보상 지급기준이 없어 보험금을 노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자동차보험료를 손해율에 근거해 조정하는 것이 해결책이지만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 제거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물적담보가 보험금 비중의 60%를 넘은 상태라 대물배상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자동차보험에서 자차담보 비중은 2012년 42.4%에서 2014년 38.8%로 줄어들었지만 대물담보는 57.6%에서 61.2%로 증가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약관의 수리비, 견인비, 렌트비 등을 보상원리에 부합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기 연구원은 우선 실제 들어간 수리비용만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예상 수리비를 추정해 보험금을 주는 현재의 추정수리비제도가 보험금 누수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대물사고는 피해자 외에도 자동차 정비·부품·견인 업체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보험금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추정수리비제도 폐지에는 패널로 참석한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전 사고로 생긴 차량의 손해를 수리하지 않은 자동차에 다시 누적된 사고가 발생하면서 하나의 손해사실에 복수의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는 불합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보험연구원은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에 보험금 청구권을 정비업자에게 위임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정비요금 고시제를 시행하며, 자동차 정비수가 분쟁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보험금 청구권을 정비업자에게 위임하면 피해자나 정비업자의 불필요한 수리를 방지할 수 있고, 정비요금 고시제를 통해 명확한 작업시간을 고시해 이해 당사자 간 분쟁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사고 발생 시 피해 운전자가 차량을 렌트하는 경우, 동종동급 차종으로 대차하던 것을 동일 배기량 기준으로 바꿔야 고가차로 인한 렌트비 증가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험의 실손보상 원리에 맞지 않다는 것.

아울러 과도하고 불필요한 견인비 관련 문제는 또 다른 보험금 누수의 원인으로 대물배상 약관에 견인비 지급기준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김용석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은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 논의가 있다”며 “단 정비업의 작업범위를 벗어난 정비견적서 발행금지는 자동차관리법에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보험업계의 대물배상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법 개정과 약관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그대로 진행될 경우, 보험가입자들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개선 절차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보험업계 입장에 부정적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산업은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 상태다. 2010년 약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자동차 보험 산업은 2011년(약 4200억원), 2012년(약 6400억원)에도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2014년엔 적자폭이 다시 늘어 1조1311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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