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대형 고급 승용차 판매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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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대형 고급 승용차 판매는 늘어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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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cc 이상 2767대 팔려, 전년 대비 20.5% 증가
▲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아차 K9 퀀텀. 5리터 엔진을 처음으로 달았는데, 올해 들어 4월까지 105대가 팔렸다.

4000cc 이상 2767대 팔려, 전년 대비 20.5% 증가

전체 대형차 판매 ‘감소’ … 수입차 주도 지속될 것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3000cc 이상 대형 차종 판매가 전년 대비 줄어든 가운데, 4000cc 이상 고급 차종 판매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각각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올해 누적 대형 승용차 판매 대수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망라해 4만6774대로 전년 동기(5만1875대) 대비 9.8% 감소했다. 반면 4000cc 이상 고급 차종 판매는 2767대로 전년(2297대) 보다 20.5% 늘었다.

이들 고급 차종이 늘어난 것은 수입차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 4월까지 2337대가 팔려 전년(1841대) 대비 26.9% 늘었다. 판매된 전체 고급 차종 가운데 84.5%가 수입차다. 같은 기간 국산차는 430대가 팔려 전년(456대) 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가운데 고급 차종 판매가 가장 많이 늘어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4월까지 1287대가 판매됐는데, 전년(953대)과 비교해 35.1%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000cc 이상 대형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이 기간 실적이 전년 보다 35.0% 늘어난 1만5197대에 이르렀다. 지난해 판매 수위 자리를 차지한 BMW코리아를 제치고 수입차 브랜드 누적 판매 1위에 올라섰다. 메르세데스-벤츠 전체 차종 판매 대수에서 4000cc 이상 고급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이른다.

특히 올해 첫 출시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00’과 ‘S600’은 각각 94대와 16대가 팔렸다. 이들 두 차종 계약대수는 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 이후 280대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가운데 가장 고급 차종으로 꼽혔던 ‘S500’ 및 ‘S600’도 849대 팔리며 전년(802대)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고급차 브랜드인 벤틀리도 4000cc 이상 고급 차종 판매 대수가 162대에 이르렀다. 전년(111대) 보다 실적이 46.0% 증가했다. 이밖에 롤스로이스가 23대를 팔아 전년(13대) 대비 판매가 늘었고, 포르쉐도 132대를 판매하며 전년(116대) 보다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이후 사전계약 대수가 280대에 이르며 화제를 모았다.

국산차의 경우 4000cc 이상 고급 차종 부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던 현대자동차 ‘에쿠스’ 판매가 줄어든 게 실적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에쿠스 5리터 모델과 5리터 리무진 모델은 지난해에는 4월까지 각각 372대와 65대가 팔렸지만, 올해 들어선 각각 246대와 60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두 모델을 합한 실적은 전년 대비 30.0% 감소했다.

그나마 실적 감소폭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11월 플래그십 모델 ‘K9’에 5리터 엔진을 달아 내놨기 때문. 5리터 엔진 장착 ‘K9 퀀텀’은 올해 들어 4월까지 105대 팔렸다.

차급을 3000cc 이상으로 확대했을 때, 4월까지 국산 대형 승용차 판매 실적은 3만9544대로 전년(4만4081대) 대비 10.3% 줄어들었다. 수입차 역시 7230대로 전년(7794대) 보다 7.2% 실적이 감소했지만, 4000cc 이상 고급 차종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실적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국산 대형 승용차 판매량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수입차와 차량 가격 차이가 좁혀져 주요 구매자가 수입차로 이동한 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해 주요 차종 신차 출시를 앞두고 업체별로 구형 모델 판촉을 강화했던 것도 전년 대비 실적을 감소시킨 원인으로 꼽혔다.

수입차에 대해서는 “수입차를 선호하는 구매층이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차종이 쏟아지고 있는 3000cc 미만 중∙소형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전체적인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봤다.

4000cc 이상 고급 차종 판매가 늘어난 점에 대해서는 “불황이나 다른 차급에 신경 쓰지 않을 만큼 경제력을 갖춘 수입차 선호 소비자가 출시된 신차를 구매하면서 실적이 늘어났을 것”이라 분석했다.

업계는 올 한해 3000cc 이상 대형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산차는 차종별 신차 판매가 신통치 못한 상황이고, 수입차는 중∙소형차 판매 증가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신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다만, 4000cc 이상 고급 차종으로 한정 지을 경우 상황을 달리 봤다. 상당수 관계자가 “상당 기간 판매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물론 여전히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에 대한 낙관이 우세하다.

한편 3000cc 이상 대형 승용차 가운데 4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국산차의 경우 1만645대가 판매된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 3.3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는 3.8 모델과 3.8 쿠페 모델 실적을 합하면 전체 판매 대수가 1만2585대에 이른다.

동급 차종을 합산한 통계에서는 현대차 그랜저(1만143대)가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출시돼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 아슬란은 4124대가 팔렸는데,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국산 레저차량(RV) 중에는 기아차 모하비가 4165대 팔리면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차 베라크루즈는 1295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의 경우 단일 차종으로는 아우디 ‘A6 45 TDI 콰트로’가 1859대 팔리면서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동급 차종을 합산한 결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렸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아우디 A6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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