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상식, 무엇을 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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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상식, 무엇을 택해야 하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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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힘을 갖고 있다면, 또 상식이 지켜지는 세상이라면 법(法)도 불필요하고 범죄도 없을 것’이라는 말은 순진하다 못해 진부하다.

불이 나서 불을 꺼러 가야 하는 소방차가 뒤에서 달려온다면 상식은 응당 길을 내줘야 하는 것이다. 소방차 뿐 아니다.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긴급차량은 모두 그럴만한 사정에 따라 급히 달려가야 하므로 이 자동차들에게 길을 비켜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나, 우리 사회는 이것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기에 법으로 규정해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면 과태료를 매긴다고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너무 한심하다.

집 앞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나도 그렇고 이웃도 마찬가지로 그곳을 지나가다 혹여 미끄러져 넘어진다면 몸이 다칠 수 있다. 그래서 내 집앞 눈은 내가 치우는 것은 상식이나 우리네는 언제부터 그런 일에 너무 무관심하여 문제가 됐고, 그래서 눈 안 치우면 벌금을 물린다 만다 하여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내 차를 앞질러 어떤 차가 달려 나간다고 해서 버럭 화를 내고 쫒아가서 그 차 앞을 기어이 앞질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적지 않고, 내가 자주 주차하는 곳에 모르는 차가 주차해 있으면 그것을 그냥 보지 못하고 몰래 그 차의 타이어를 찢어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기야 예전에는, 이사를 가는데,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의 유리창을 죄다 깨뜨리고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그래야 이사 가면 잘산다고들 했다.

극단적인 이기심은 공동체의 건전성을 훼손해 분쟁을 촉발시킨다. 그 결과 법(法)에 가서 시시비비를 가리곤 한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일이다.

상식에 어긋난 행위를 했을 때 처벌토록 하자는 법 제정 움직임이 요즘 부쩍 잦아졌다. 그런 법들이 어느 수준까지 만들어질지 심히 걱정된다. 법 보다 상식이 강조되는 사회, 그래서 그런 법을 없애는 운동이 벌어져야 올바른 세상이 아닐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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