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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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무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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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또 반대…남한 지지호소 연설에 北 고성 지르기도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이 북한의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국토교통부는 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제43차 OSJD장관회의에서 한국의 가입안이 의제로 상정됐지만 북한이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 통과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입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정회원 국가 28개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북한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2001년 12월 경의선 남측구간 건설을 완료하고 남북철도연결사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2003년 1월까지 OSJD 가입을 추진했지만, 정회원인 북한의 반대로 가입할 수 없었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철도협력기구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가입이 필수적이다.

OSJD는 철도운행에 있어서 교통신호부터 운행방식, 표준기술, 통행료 등 모든 요소에 통일된 규약을 제시하기에 우리 정부는 한반도 종단철도 재건 및 유라시아 횡단철도 연계를 위해 정회원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한국 대표단 단장으로 OSJD 장관회의에 참석한 여형구 국토교통부 차관은 본회의 직전 북한 대표인 전길수 철도상을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만나 "한국의 가입은 남북간 철도연계성 강화와 철도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 철도상은 '묵묵부답',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장관회의 첫 번째 의제로 한국의 가입안이 부쳐지자 전 철도상은 곧바로 "의제 상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회원국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각자 의견을 발표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폴란드, 몰도바, 그루지야, 우크라이나, 체코, 카자흐스탄 등 회원국은 한국의 가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고 중국은 지지도, 반대도 아닌 기권 의사를 밝혔다.

OSJD 의장이 공식 연설 기회를 주자 여 차관은 "뛰어난 철도기술과 경제력을 가진 한국의 OSJD 가입은 회원국의 공동발전과 상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해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 차관이 10여분 동안 연설을 하자 북한의 OSJD 사무국 파견 직원이 "왜 발언 기회를 주느냐"며 고성을 지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차관은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으로부터 명시적인 지지를 이끌어냈고 러시아 등이 신입회원 가입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만장일치제에서 3분의 2 동의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 만큼 다음을 기약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비록 올해 정회원 가입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대다수 회원국 사이에 한국 가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의 OSJD 가입은 시간문제"라며 "길게 잡아서 2∼3년, 짧게라면 내년에라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입회원 가입 방식을 3분의 2 동의제로 바꾸는 것도 북한이 반대하면 불가능하기에 남북 관계 흐름에 따라 한국의 가입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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