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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정보시스템, 왜 공개 안 되나
곽재옥 기자  |  jokwak@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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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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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교통서비스 제공 위해 불가피”

운수·전자기기 업계 등 택시정보 공개요구 잇따라

서울시 “일반 사업자에 공개하면 부작용 우려”

한국스마트카드도 社기업…손해감수 의무 없어

서울시 ‘택시정보시스템’에 대해 ‘공공성’이냐, ‘특혜’냐를 두고 벌이는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택시운수업계와 각종 택시 관련 전자기기 제조·판매업계는 택시정보시스템의 비공개 원칙이 순수한 시장경제를 막는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스마트카드와 서울시는 여전히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택시정보시스템을 둘러싼 논란과 각자의 주장들을 짚어본다.

▲가로막힌 시장진출=올해 초 교통카드사인 마이비가 서울모범운전자연합회와 (주)다산콜과 계약을 맺고 일부 택시사업자들에게 카드결제기를 공급해 한바탕 논란이 있었다. 한국스마트카드사가 제공했던 카드결제기를 떼 내고 마이비가 제공하는 카드결제기를 부착한 것을 서울시가 알게 되면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서울시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마이비의 경우 서울시의 ‘택시정보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서울의 모든 택시는 서울시가 구축한 이 시스템으로 차량의 속도·RPM·브레이크·가속도 등 운행기록뿐 아니라 차량의 위치·요금 정보를 카드결제기를 통해 자동 전송하고 있다.

이 택시정보시스템은 2012년 말 시범운영에 들어가 2013년 3월경 정상운영이 시작됐다. 이 시스템에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시가 정한 표준사양의 카드결제기 요건을 갖춰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사업개선명령에 따라 최대 과징금 240만원 또는 사업정지 240일 명령이 내려진다. 시의 목적은 이를 통해 승차거부·요금조작 등 그동안 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던 부당·불법행위를 근절하고, 법인택시 전액관리제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높은 벽에 부딪히는 것은 비단 카드사와 카드제조사뿐 아니다. 택시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해 시판하고자 하는 연관업계에도 이 같은 서울지역의 특수성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앱택시 시대인 요즘 한 기사가 둘 이상의 택시앱을 사용할 경우 기사가 콜을 수락하고 양쪽 다 ‘예약’ 버튼을 누르지 않는 한 한 쪽에서는 여전히 ‘빈차’ 상태가 돼 콜수락률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를 자동으로 연동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승객의 실제 승·하차 정보가 기록되는 카드결제기 정보와 연동해야 하지만 택시정보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어 실현을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택시용 완성차가 나올 때는 빈차등과 미터기가 자동 연동되게 돼 있지만 많은 기사들이 이를 사후 분리시켜 손님을 싣고도 ‘빈차’ 상태로 간다든지 콜이나 앱을 수락해 가는 도중에도 길에 손님이 서 있으면 수락을 취소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아무리 기술적으로 간단하고, 불법이나 편법을 막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서울에서는 실현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보공유’ 가능할까=택시정보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서울시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003년 서울시로부터 교통카드 구축 및 운영에 대한 사업자로 선정된 뒤 2004년 7월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택시 부문에서는 2007년 3월 티머니(T-money) 택시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카드택시 가입 사업자를 늘려나갔다.

특히 2012년 서울시 ‘택시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한 한국스마트카드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택시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서울시가 안정적인 교통서비스를 시민에 제공하기 위해 각종 선발요건에 맞춰 선정한 운영사가 한국스마트카드인 셈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원활한 교통서비스 제공을 위해 탄생했다는 태생적인 이유로도, 그럼에도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사기업으로서도 한국스마트카드는 택시정보시스템을 공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선 카드사나 제조사나 서울지역에 뛰어들려면 서울시를 설득하든 검증을 거치든 정식 사업자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택시정보시스템 자체는 서울시 소유기 때문에 서울시가 정식으로 인정하는 사업자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가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경우 한국스마트카드사가 개별 택시사업자들과 맺은 계약이나 약정이 종료된 이후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 이전에는 한국스마트카드도 엄연한 사기업으로서 타사의 이익을 위해 손해를 감수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는 일단 시민의 이동성과 직결된 교통사업에 대해 모험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의 복잡한 택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운영이 불가피하고, 택시카드결제의 경우 정산상 오류 등으로 혼란과 불편이 초래될 수 있어 함부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정보시스템은 애초 요금인상 등 택시 관련 교통정책, 속도정보 생산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축했던 것”이라며 “수집되는 정보들은 필요한 사안에 따라 가공해 수시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일반 사업자들에게 공개하면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모든 요건을 충족해 시장진출이 가능하다고 해도 택시차량의 개별정보를 공개하는 데는 개별사업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그는 “최근 정보공개를 다시 요청했던 법인택시의 경우 255개 사업자 동의를 얻는다고 해도 5만대에 달하는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동의서를 일일이 받는 일은 어렵다”면서 “법인택시에만 해당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도 반쪽짜리 정보로 완벽한 택시 관련 정보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수성에도 전국 택시 약 30만대 가운데 7만대 이상이 밀집된 서울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택시정보시스템 정보 공개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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