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할부가 車시장 판촉에 긍정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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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할부가 車시장 판촉에 긍정적 해법?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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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경쟁 탓 국산∙수입차 업체 저마다 도입
▲ 현대차 아반떼 MD

치열해진 경쟁 탓 국산∙수입차 업체 저마다 도입

“단기 효과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질서 왜곡”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무이자 할부가 주목받고 있다. 판매가 정체 또는 감소 조짐을 보이면서, 업체가 공격적 판촉 일환으로 무이자 할부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6월에 아반떼와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무이자 할부 판매하고 있다. 이들 차종은 선수율 20%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다. 직전 5월에 이어 무이자 할부 판촉이 지속되고 있다.

아반떼와 쏘나타는 현대차 주력 차종인데 올해 판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반떼는 5월까지 3만2708대가 팔려 전년 대비 2.0% 감소했고, 쏘나타는 4만710대 판매로 전년 보다 7.5% 줄었다.

아반떼는 지난 2010년 출시된 구형 모델인데다, 올해 하반기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신차 출시 전 대기 수요에 따른 판매 감소 현상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쏘나타도 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다. 더군다나 무이자 할부라는 초강수를 뒀는데도 5월 실적이 4월 대비 30.6% 줄어들었다.

현대차가 내부 구성원 간 이견이 있는데도 주력 차종 무이자 할부 판촉을 지속시키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일각에서는 “무이자 할부 효과를 보기에는 5월 한 달이 너무 짧았던 만큼 6월 이후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정부 보조금 지원으로 판매가 급증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무이자 할부를 적용한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5월까지 5599대가 팔려 전년 대비 실적이 176.2% 증가했다.

한국GM도 5월에 이어 6월에도 스파크∙크루즈∙말리부∙올란도∙캡티바 5개 차종 대상 무이자 할부를 지속한다. 여기에 차종별로 120만원에서 140만원씩 가격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마찬가지 차종 따라 기대만큼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 않거나,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시됐다.

수입차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업체는 실적이 좋은데도 시장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일부 차종에 무이자 할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닛산은 쥬크∙알티마를 선수금 50%에 12개월 무이자 할부 판촉을 벌이고 있다. 현금으로 구매하면 주유상품권을 준다.

한불모터스는 푸조 208 1.6 모델을 제휴 캐피탈을 통하면 선수율 30%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인 2008과 3008 모델의 경우 24~36개월 무이자 할부 판촉이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폭스바겐코리아는 핵심 베스트셀러 차종인 티구안∙골프∙CC 등 11개 모델을 선납금 40%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에 나서면 자동차 업체와 전담 금융사가 이자를 일정 비율로 나눠 부담한다. 일정 기간 판촉에 도움을 줄 수 있어도 장기화될 경우 업체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이를 근거로 “무이자 할부가 달콤한 독주”라고 표현했다.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어떤 식으로든 업체 경영 상황을 좋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고스란히 차량 가격 인상 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결국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소지가 커진다.

적지 않은 업계 관계자가 이런 이유로 ‘무이자 할부’ 판촉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제살 깎아먹기’ 출혈 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비판도 제기됐다.

무이자 할부에 나서는 업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호소했다.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가 저마다 유예∙저리∙무이자 할부 금융으로 소비자 구매 장벽을 낮추며 판촉에 나서고 있어, 시장 방어 차원 어쩔 수 없이 무이자 할부 전략을 꺼내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수입차 업체는 “판매가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판매 볼륨이 크지 않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위기에 직면할 수 있어 공격적 판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한정된 규모 시장에서 경쟁까지 치열해져 무이자 할부 같은 판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프로모션을 당연시하는 시장 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상당수 업계 전문가는 “업계 스스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쳐 나가려는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시장질서 왜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해당 기사는 본지 6월 18일자(제4831호) 4면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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