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차세대 AOS' 정비-보험업계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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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차세대 AOS' 정비-보험업계 ‘동상이몽’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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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계 요구 적극 수용...오랜 수리비 산출 갈등 해소 기대”

                                 VS

TF 기술실무의원 섭외요청 거절...“의견 수렴 미비, KOS 고수”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수리비전산견적시템(AOS)이 대폭 개선된다. 첨단 장비를 장착한 신차가 늘어나고 자동차 구조 및 정비환경 변화를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기 위한 조치로 내년 7월 오픈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사용자 편의성이 강화된 차세대 AOS 개발이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간 오래된 갈등 해소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시스템 개편을 위한 기본적인 설계 준비와 방향 정립을 통해 개발업체 선정이 마무리된 상태다. 전면 개편이 예정된 이번 시스템은 정비업계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했다는데 연구소는 의미를 두고 있다.

수리작업 항목이 세분화된 새로운 작업항목 체계 및 부품 이미지를 이용한 견적 기능을 탑재, 수리비 산출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지속적으로 신차가 개발됨에 따라 새로운 작업항목들이 생겨남에도 이를 매번 추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들을 대폭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행 차종 당 230여개에 불과했던 작업항목이 450여개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 이로써 정비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던 보험업계 위주의 편향적 수리비 산출 문제가 정확성을 바탕으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정비업계는 AOS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성과 시간당 정비공임 현실화를 들며 문제를 지적해 왔다. AOS가 일부 차종의 작업항목 누락과 비현실적인 작업시간 적용 등 정비물량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회원사의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사가 자신의 입장에서 개발한 AOS 견적만 인정하며 연간 20억원 가량의 사용료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AOS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리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정비공장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공정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번 차세대 AOS 개발이 정비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많은 부분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보험개발원이 밝힌 ‘정비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알려진 바와 달리 정비업계가 입장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에 대한 수용 정도가 미비하다”며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이번 사업 추진에 앞서 실무협의체인 ‘AOS 선진화 상설 TF’를 마련하면서 정비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전국검사정비연합회에 기술실무의원 섭외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연합회가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발표 내용이 아직 정비업계와의 의견 수렴에 있어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정비업계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부분이 여전히 일방적 의견에 불과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그간의 해묵은 갈등 해소를 기대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AOS의 대항마로 정비업계가 독자 개발한 KOS(자동차정비견적프로그램) 활성화 방침에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비업계는 KOS를 지난해 12월 내놓고 AOS와 경쟁구도에 들어갔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AOS 전면개편 방침에도 불구하고 보험개발원의 기대와 달리 연합회가 KOS 프로그램을 고수, 활성화하는 데에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차세대 AOS는 견적 작성 이외에 수리비 지급 정보, 장기 미결내역 관리, 차량입고 정보관리, 납품처 업무관리 등 신규 기능을 개발해 업무효율을 최대화할 방침이다.

또 차량 수리 사진 전송과 각종 정보 조회를 위한 정비공장용 모바일 앱 제공 등을 통해 정비공장의 모바일 환경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사용자의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고 인터넷 상으로 모든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체적인 프로그램도 개선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 개발된 현재의 AOS는 개발 당시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돼 그동안 업데이트에도 불구, 프로그램 노후화 및 효율성 저하로 인해 급변하는 전산환경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양 업계 간 논란의 중심에 있어 왔다. AOS는 14개 대부분의 손보사와 정비업계 85% 가량인 전국 5000여개 달하는 1, 2급 정비공장에서 자동차 수리비 산출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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