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 보다 인기 좋은 ‘포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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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 보다 인기 좋은 ‘포터’ 까닭은?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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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 트럭 시장서 2배 가까이 많이 팔려
▲ 현대차 포터

1톤 트럭 시장서 2배 가까이 많이 팔려

브랜드∙차종 인지도 높고, ‘범용성’ 좋아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퇴직한 성모(61)씨는 최근 시골집을 구입해 농사일을 시작하면서 1톤 트럭 한 대를 구입했다. 국내 시판 중인 1톤 트럭은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자동차 ‘봉고’ 뿐.

성씨는 이런저런 고민 끝에 현대차 ‘포터’를 구입했다. 시장에서 알려진 인지도는 물론 성능과 AS 측면에서 봉고보다는 포터가 더 좋다고 판단한 게 구매로 이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1톤 트럭 시장이 최근 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포터가 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성이 강조된 ‘봉고’ 보다는 범용성이 장점인 ‘포터’가 판매에 유리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포터는 지난 7월까지 6만1165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5만8341대) 대비 4.8% 판매 실적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9만5698대가 판매돼 전년도인 2013년(9만2029대) 보다 4.0% 실적이 증가했다. 현대차 ‘쏘나타’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이다. 올해 들어선 쏘나타를 제치고 승용과 상용을 통틀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봉고는 7월까지 3만6132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3만4205대) 대비 5.6% 증가해 성장세가 포터 보다는 다소 높다.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는 5만5107대로 2013년(5만1428대) 보다 7.2% 늘었다. 봉고는 지난해 기아차에서 ‘모닝’ 다음으로 많이 판매됐다.

세부 차종에서는 봉고가 좀 더 다양하다. 포터는 1톤 트럭만 있지만, 봉고는 1톤 트럭 외에도 1.2톤 트럭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아울러 엔진 유종 또한 포터가 디젤엔진에 국한돼 있는 반면, 봉고는 디젤과 LPG로 나뉘어져 있다.

두 차종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자영업 진출자가 늘어났고, 개별용달 등 관련 화물업계 노후차 교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 이 때문에 차를 구입한 후 실제 인도받기까지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업계 한 관계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차를 계약하면 3~4달 정도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는데, 포터가 봉고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고 말했다.

최근 기아차가 판촉을 강화하고 있고, 포터의 고객 인도 지체에 따른 대체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봉고 판매 성장세가 포터 보다 높지만, 업계는 여전히 ‘여러모로 포터 인기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 기아차 봉고

화물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봉고 수요는 전문적으로 무거운 짐을 싣는 화물운송 또는 유통업 종사자에 주로 몰리고 있다. 반면 포터는 이들 전문 종사자 말고도 소규모 짐을 운반하거나 개인 용도로 쓰길 원하는 일반인까지 많이 찾고 있다.

물론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에서는 봉고에 좀 더 후한 점수가 매겨지고 있다. 상당수 개별 용달 운송업자들은 “(봉고가)많은 짐을 실었을 때 포터보다 힘이 좀 더 좋은 것 같고, 도로 주행할 때 바닥에 밀착되는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좋아 적재 화물 상태 유지는 물론, 운전자가 드라이빙에 집중하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소비자가 포터를 선호하는 것은 ‘현대차’라는 브랜드 파워와 ‘포터’에 대한 높은 인지도 덕분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차 대형트럭 성능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있고, AS가 좋다는 입소문이 화물업계에 퍼지면서 소형트럭인 포터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이들 업계 관계자 판단이다.

포터 차량 성능이 개선된 점도 실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두 차종이 다른 엔진을 썼는데, 봉고 엔진이 더 크고 힘이 좋아 포터보다 좋은 화물차로 인식됐다. 그러나 현재는 두 차가 D4CB 방식 2500cc 디젤엔진을 공유하고 있어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

아울러 봉고처럼 화물운송용으로 특화됐다는 인식을 주고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형화물을 다루는 택배∙유통∙요식업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판매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자영업 창업이 늘어나자 중고차 시장에서 포터 매매 시세가 올라가면서 신차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그간 쌓아온 현대차 브랜드 파워 등에 힘입어 포터 인지도가 봉고 보다 높아지면서 중고차 시장에서조차 거래에 더욱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포터가 ‘소상공인의 발’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에 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여기에 저금리 대출 등 정부지원까지 다양하게 이뤄져 포터 판매에 시너지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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