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운수업 교통안전 성공시리즈’ ④ 부산 대진여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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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운수업 교통안전 성공시리즈’ ④ 부산 대진여객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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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교통사고다발업체에서 무사고 목표 최다달성업체로 '우뚝'
 

동료간 신뢰 회복 위해 자율배차제 시행
사고 줄이기 위해 부정적 단어 순화부터
운행기록계 활용해 운전습관 바꾸기 진력
보험료할증 155%, 6년 만에 60%로 낮춰

대진여객은 2000년대 초반 부산지역 버스회사 가운데 손꼽히는 강성노조가 존재하면서 회사와 대립각을 유지했었다. 그 무렵 대진여객은 노사간․노노간 갈등으로 관리부실이 이어져 산업재해만도 연간 20여건이 발생했고, 교통사고 또한 끊이지 않아 교통사고 다발업체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었다.

여기에다 회사 영업장이 분산돼 있어 관리비를 과다하게 부담하고 있는데다 자동차보험료 할증이 겹쳐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면치 못했다.

그로부터 10년 남짓 시간이 흐른 2015년 현재 이 회사는 부산지역 버스업체 가운데 무사고 목표 최다달성 업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사이 교통문화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 국토교통부의 교통안전우수업체 선정 등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교통안전 분야에서의 성과는 보험요율을 크게 낮춰 2005년 155%였던 할증률이 2011년 이후 현재까지 60% 수준을 유지, 막대한 보험료 절감을 이뤄냈다.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업체 현장을 찾아 자세한 내막을 알아봤다.

2004년 12월 21일 조광래 회장은 뜻한 바 있어 회사를 인수하고 제2창업을 선언한다. 이 회사는 당초 1980년 설립된 아진여객과 대진여객이 1984년 대진뻐스로 통합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 회장 인수 당시 회사는 삼중고를 잃고 있었다. 지역주민 이주, 자가용 증가, 부산도시철도 4호선 개통 등에 따른 이용승객 감소라는 열악한 경영환경에다, 차고지가 주택지에 위치한 탓에 회사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에 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회사 내부도 노사간 대립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조 회장은 적자폭이 큰 노선을 폐선시키고 시내버스 20대를 감차하는 한편, 4곳에 분산된 영업장을 통합해 현재의 차고지로 이전을 단행한다. 또 천연가스 자가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민원 해소와 관리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낸다.

조 회장의 개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눈길을 사내로 돌려 승무직 근로자의 휴게실과 사내식당, 정비실과 검차장 등을 신축하고, 직원 전용 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완전히 쇄신한다. 그와같은 엄청난 변화에 처음 직원들은 당황해했으나, 이내 조 회장의 진정성을 믿고 신뢰를 보낼 무렵 조 회장은 또다른 변화를 이끌어 낸다. 회사 인수 당시 15%에 불과했던 사원 퇴직금을 90% 이상 적립하기에 이르자 사원들은 회사에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회사의 노력은 부산지역에서 가장 강성이자 배타적이던 사원들의 마음을 바꿔 ‘교통사고다발업체, 산업재해 관심관리사업장이자 친절서비스와 경영실적 등 각 분야에서 부산지역 꼴찌’라는 불명예를 씻어내자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변화는 이내 시작됐다. 배차제도부터 바꾸기로 한 회사는 자율배차제 준비에 착수한다. 회사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한 운행질서 확립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승무직이 직접 주어진 운행시간을 조절하는 자율배차제 도입을 위해 현장에서 매회 출발시간과 도착시간 등을 관리하던 배차실을 폐지하고, BIMS를 통한 전일 운행상태 등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승무직 휴게실에 게시, 동료 간 자율적인 토의자료로 활용토록 했다.

참여 정도가 부족한 기사는 노동조합에서 시행동기와 목적 등을 충분히 설득함으로써 지시에 따른 거부감이 사라지고 동료상호간 신뢰회복을 통해 정시성 유지, 안전운행, 교통민원이 현저히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음으로 친절․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내세웠다. ‘친절․서비스는 우리가 생산하는 최고의 제품’이라는 개념부터 확립시켜 나갔다. 회사는 전문 강사를 초빙, 친절․서비스의 구체적인 실행 요령 등을 교육했다.

조 회장은 매월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감정노동과 병행하는 시내버스는 고객위주 친절․서비스가 ‘우리가 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제품’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각 노선별 단합대회와 기수별 분임토의 등에 임직원이 참여해 현장의 문제점과 청․장년 간, 신․고참 간 갈등요인을 해결함으로서 동료상호간 서로 화합하고 신뢰하는 회사분위기가 정착됐다.

이같은 노력의 결정체는 바로 교통안전을 확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진의 교통사고 예방대책의 요체는 부정적인 단어를 순화하고 체계적으로 교육을 시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보험료 할증률 155%였던 교통사고 다발업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사고 실현만이 전 임직원과 가족의 행복, 나아가 회사의 지속발전을 실현해 주는 길’이라고 판단, 기존의 교통사고 관련 등 부정적 단어를 안전․양보․행복 등 긍정적인 단어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한편, 사고발생 운전자에는 스스로 사고원인을 직접 분석해 교훈을 도출, 간담회나 분임조 토의․집체교육 등의 기회를 통해 사례를 발표함으로써 동료들이 공감하고 같은 유형의 교통사고 재발을 최소화했다.

교통사고다발자에 대해서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체험교육에 참여토록 했으며, 특별검사 결과를 근거로 개인별 맞춤식 교정교육, 에코드라이브 교육을 통해 경제운전이 곧 안전운전임을 인식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고 예방 노력을 계속 추구해오던 과정에서 2011년에는 교통안전공단의 ‘실시간 운행기록 분석 시범업체’로 선정돼 사고위험이 높은 운전자 차량 10대에 운행기록계를 시험장착, 결과를 분석해 실제 운전 습관 교정에 활용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두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동료 운전자들도 공감대를 형성, 자발적으로 운행기록계가 장착된 차량의 시험운전에 참여해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기도 했다.

대진여객은 이후 운행기록계에 의한 운행기록을 매월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확인받아 운전자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편 각 차량의 부품 소모 정도와 소모 유형, 연비 등을 데이터화해 개인별 운전습관과 교통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찾아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매월 위험지역을 선정해 노동조합과 모범운전자, 임직원이 참여하는 안전운전 현장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입체적 사고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버스공제부산지부가 주관하는 ‘3초의 여유…급출발, 급제동 하지 않기 운동’과 부산시의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10대 과제 중 회사 실정에 맞는 5대 중점과제 ▲중앙선 준수하기 ▲교통신호 지키기 ▲정류장 정위치 정차하기 ▲방향지시등 정확히 점등하기 ▲통행속도 준수하기를 실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회사의 보험료 할증률은 2005년 155%에서 2008년 130%로, 또 2009년에는 100%로 감소했고, 2011년 이후 현재까지 60%를 유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대진여객은 부산버스조합과 공제지부에서 실시하는 무사고운동에 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 때 받은 포상금을 전액 종사원 동기부여를 위한 사업에 지출하기도 했다.

참고로 대진여객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무재해 달성, 2007년부터는 매년 경영․서비스 평가에서 우수업체에 선정되고 있다.

대진여객은 앞으로 실시간 운행기록계 운영이 정착되면 지난 2011년 전국 최우수시범업체로 선정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Interview 조 현 욱 대진여객 대표이사

‘교통안전 경영’철학 실천해 시민안전에 더욱 기여할 것

 

“운행기록계에 의한 운전습관 분석 결과 일부 운전자의 경우 1회 운행에 급가속, 급제동 등 300여 차례 이상 위험운전 행동요인이 나타났는데, 처음에는 해당 운전자가 기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한 자료를 토대로 운전자들을 설득해 운전습관을 고침으로써 위험운전 행동요인이 10회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조현욱 대진여객 대표이사는 웬만한 교통안전관리자 이상으로 안전관리에 전문성과 함께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안전하지 않으면 고객인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자 모토다.

그는 승무직 190명을 포함한 224명 전 임직원이 ‘교통안전 문제에 관한 한 한마음’이라고 말했다.

“긍정이 긍정을 낳는다는 소박한 진리를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신뢰와 협력이 전제돼 가능한 일인 것이지요. 저희는 이를 전통으로 확립해 갈 것입니다. 교통안전을 실현해 종사자 모두가 만족할 때 비로소 시민 만족에도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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