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중단 베라크루즈, 잘나가는 모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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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중단 베라크루즈, 잘나가는 모하비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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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크루즈, 판매부진 이유로 단종 조치
 

베라크루즈, 판매부진 이유로 단종 조치

모하비는 확고히 포지셔닝하며 승승장구

최근 국산차 업계에서 형과 아우격 차종이 성장과 도태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기아차 ‘모하비’가 주인공이다.

현대차가 자사 최고급 스포츠다목적차량(SUV) ‘베라크루즈’를 단종 시켰다. 생산은 지난 7월 이후 중단됐고, 현재는 재고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판매는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라크루즈가 단종 되는 것은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2349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3044대) 대비 22.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는 4828대가 판매돼 전년도인 2013년(4212대) 보다 14.6% 증가했지만, 올해 다시 판매가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배기가스 배출 규제 기준이 ‘유로6’로 상향돼 이에 대응한 신형 엔진을 얹어야 하게 됐다. 결국 현대차 측은 판매 추세와 엔진 개발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 잡았다.

베라크루즈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요인으로 우선 오래된 디자인이 꼽혔다. 지난 2006년 출시된 이래 몇 차례 부분적으로 외관 디자인이 바뀌었지만, 큰 틀을 유지한 까닭에 “진부하다”는 시장 평가가 많았다.

이전 ‘테라칸’을 이어 받은 모델인데도 ‘프레임’ 차체가 아닌 ‘모노코크’ 차체를 채택한 점도 점차 시장에서 매력을 잃게 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단 같이 편안한 승차감은 확보됐지만, 정통 SUV 다운 면모를 찾기가 어려워진 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게다.

여기에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고급 SUV를 내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세울 특장점이 부족했던 베라크루즈 판매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됐다.

반면 동생격인 기아차 ‘모하비’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8월까지 8401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7036대) 대비 19.4% 실적이 늘었다. 지난해 모하비는 1만581대가 팔렸다.

모하비도 베라크루즈와 마찬가지로 생산은 중단됐고 재고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유로6 대응 엔진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려 내년 초에나 생산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모하비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가 아예 없어 팔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행히 계약을 해도 3~4개월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하비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강인한 외관 디자인에 시장에서 정통 ‘프레임’ SUV라는 점을 분명하게 포지셔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시된 이래 8년 동안 한 번도 풀 체인지 되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꾸준하다.

한편 현대차는 베라크루즈를 대신할 차종이 개발될 때까지 ‘맥스크루즈’가 대형 플래그십 SUV 명맥을 잇게 된다고 밝혔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에 상품성 개선 신 모델을 내놓으면서 최상위 트림인 ‘파이니스트 에디션’을 만들었다.

일단 초기 시장 반응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 따르면, 상품성 개선 모델이 나온 이후 판매가 올해 상반기 월 평균 대비 400% 정도 늘었다. 놀라운 것은 당초 10~15% 선으로 예상했던 파이니스트 에디션 계약판매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싼타페 롱 바디 모델이라는 혹평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관부터 싼타페와 분명한 차이점을 두려 힘쓴 게 긍정적 효과를 거두게 한 것 같다”며 “전용 디자인∙사양에 고급화를 추구해 베라크루즈를 이은 대형 SUV 이미지를 쌓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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