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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I 브리프<4>] 연지윤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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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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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주행거리 산정시스템 하루 빨리 갖춰야 한다

   
 

지난 상반기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메르스 확산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 행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되는 메르스 여파는 소비침체로 이어져 상인들뿐만 아니라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매출도 급감했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도로에 차가 없어…”, “지하철이 텅텅 비었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곤 했다. 장을 보러 마트나 백화점에 직접 나가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친구나 친지를 만나러 가는 통행을 줄였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6월은 작년 6월 혹은 지난 5월에 비해 사람들의 통행은 눈에 띄게 줄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자료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주행거리다.

자동차주행거리는 자동차가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안전공단에서 정기검사 차량을 대상으로 매년 산정하고 있다. 공단에서 산정하는 주행거리통계는 총량적으로는 의미가 있으나, 자가용 승용차의 경우 신차 구입 4년 후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기 때문에 통계 작성 시 4년 미만 신차는 누락이 되고, 등록지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실제 차량이 이동한 지역 및 도로에서의 주행거리를 나타내지 못하며, 자료 집계에 1.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시의적절하게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자동차주행거리를 산정하는 방법은, 교통량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방법과 비교통량(예 유류소비량)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방법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교통량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주행거리가 더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다. 교통량을 기반으로 주행거리를 산출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1978년부터 HPMS(Highway Performance Monitoring System)을 구축해 교통량 조사를 기반으로 자동차주행거리 통계를 월별로 발표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자동차주행거리는 중앙정부에서 주정부의 도로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배정하고, 도로부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행거리는 1년 단위 자동차 누적기록계를 기반으로 산출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어느 지역, 어느 도로에서 특정기간 동안 차량 통행이 줄었는지 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경제적 변화, 예를 들면 2014년 세월호 사고, 2012년 말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200원을 상회하는 고유가 상황, 2014년 중‧후반부터 시작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500원을 밑도는 저유가 상황 등은 주행거리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자는 2012년부터 앞서 언급한 사회‧경제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시기에 자동차주행거리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던 중 두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자동차주행거리 통계와 교통부분에서 사용하고 있는 휘발유 사용량 패턴이 다르다는 점이다. 2014년 기준 국내에서 소비되는 연간 휘발유 사용량은 약 7351만1천 배럴(2015 에너지통계연보 핸드북)로 이 중 95%이상이 매년 교통부문에서 소비되고 있고, 200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휘발유 차량의 주행거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조금씩 증가하다가 2007년부터는 차츰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면 연비가 개선돼 동일한 양의 휘발유로 더 오래 달릴 수 있는데, 휘발유 사용량 증가(연평균 +1.8%)에도 불구하고 주행거리가 감소(연평균 -0.7%)하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두 번째는, 자동차주행거리 총량은 도로 등급별로 구분했을 때 증감 패턴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량통계연보(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제공하는 도로 등급별(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주행거리 자료를 살펴보면, 2006년부터 국도 및 지방도의 주행거리는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은 것에 비해 고속도로의 주행거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총주행거리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하다가 2013년부터 다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를 제외한 도심부 도로에서의 통행 변화로 인해 총주행거리와 등급별 주행거리의 패턴이 달리 나타나는 것일까? 현재까지 위의 두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제대로 된 자료를 찾지 못했다.

다만,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교통량 수집 시스템에 기반을 둔 주행거리 산정 시스템을 하루 빨리 갖춰 어떤 지역 혹은 어떤 도로에서 일정기간 주행거리가 늘었는지 혹은 줄었는지를 시의성 있게 파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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