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계 잦은 고소고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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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계 잦은 고소고발 유감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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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을 자주 하는 사람은 고소고발로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일반인으로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고소고발은 대단히 특별한 일로 여겨지는데, 자신이 정당하건 정당하지 않건 고소고발에 연루되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한국적 전통의 정서에서는 고소고발이 더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하는 극단적인‧최후의 방책이라는 인식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서구식 민주주의가 이 땅에 들어온 이후 국민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다툼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바람에 이를 일일이 가늠하고 규율할만한 잣대가 결국은 서구식 소송주의의 만연으로 발전했고, 마침내 이것이 사회질서의 근간이 되어버린 것처럼 일반화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잦은 고소고발은 집단의 존재를 취약하게 만드는 함정도 내포하고 있다. 오직 법정에 의해 진위‧시시비비가 가려짐으로써 소송 주체들의 자의에 의한 합리적 의견조정과 승복 등과 같은 개념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어 구성원들의 자정‧자구능력이 저하되는 경향도 없지 않아 보인다.

전국의 운수단체가 고소고발로 시간을 허비하는 곳이 적지 않다. 같은 업종의 동질적 사업자 간 분쟁이 더러 개인적 친소관계에 따라 이해득실 문제로 발전해 법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동료사업자들의 공통된 의견, 즉 지극히 공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까지도 법에 의존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해당 업계의 본질적 부분이 흐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가진 사업자단체가 선거과정과 결과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다 안되면 고소고발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아 유감스럽다. 옳고 그름은 해당 사업자들의 선택이 우선돼야 하며, 그 업계는 그런 선택에 순응해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업계 자정은, 고소고발로 이뤄지는 것이라기 보다는 구성원간 대화와 타협, 인내와 양보, 순리 등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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