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T&E, 조사 보고서에서 밝혀
다임러, “테스트 조건 몰라 조사 불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28일(현지시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2년 연속 연비를 가장 크게 과장∙발표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은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의 실제 주행 시 소모 연료가 발표 수치보다 평균 48% 많게 나왔고, 신형 A∙C∙E클래스 모델은 50%를 초과했다.
BMW 5시리즈와 푸조 308도 발표 연비와 실 주행 연비 차이가 50%를 약간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폭스바겐 골프와 르노 메간 승용차는 연비 차이가 40%에 육박했다고 T&E 보고서는 밝혔다.
자동차업체 전반에 걸쳐 발표 연비와 실 주행 연비 차이는 2001년 8%에서 지난해 40%로 확대됐다. 이로 인한 운전자 추가 연료비 부담은 연간 450유로(한화 59만8000원)에 달했다.
그레그 아처 T&E 청정차량 담당 부장은 “공기오염 검사처럼 차량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을 위한 유럽 검사시스템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폭스바겐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지주회사인 다임러AG는 T&E가 연비 테스트 조건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테스트 결과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마티아스 브록 다임러AG 대변인은 “실험실 테스트와 실 주행 연비 사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적으로 소형 승용차에 대한 통합 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리브스탁 BMW 대변인도 “실험실 테스트와 실 주행 연비 격차는 새로운 일이 아닌 사안”이라며 “격차를 좁히려는 유럽연합(EU)의 규정 개혁 노력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T&E 보고서 수치는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차량 60만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분석에 근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