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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클린디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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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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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젤엔진이 중대 위기에 빠졌다. 미국 발 폭스바겐그룹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디젤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양산하고 있다.

디젤은 원래 ‘매연’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던 대표적인 공해 주범이다. 그러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저마다 개선된 디젤엔진을 선보이면서 ‘클린’이란 단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강화되고 있는 각국 환경 기준에 대응한 친환경 엔진이란 게 이들 업체 주장이었다.

‘디젤’과 ‘클린’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를 붙여가며 친환경 이미지를 심으려 애를 썼지만, 결국 이번 사태가 “그런 노력은 거짓에 불과했다”는 인식만 심어주게 됐다.

사실상 클린디젤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배출가스를 줄여도 디젤은 ‘화석연료’이고, 운송수단 연료 가운데선 가장 非환경적이다. “디젤은 결코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이 될 수 없는 연료다. 유로6이 아무리 배출가스를 이전보다 줄인다 해도 언젠가 나올 유로7에 비해선 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을 새겨봄직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태가 정치적인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심지어 상호 비방에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가 된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뿐만 아니라, 디젤 차량을 내놓고 있는 모든 브랜드로 의심을 확장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폭스바겐 사건을)미국이 훨씬 우수한 유럽 자동차 업체로부터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벌였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헤게모니 쟁탈전 산물이란 것인데, 본질을 벗어나도 너무 벗어났다. 음모론에 앞서 배출가스 실험 결과를 조작한 잘못된 행위가 사태 유발 근본 원인이라는 사실은 외면할 수 없다.

더욱이 소비자 못지않게 정부 정책에 막대한 지장과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업체에 ‘정치적 희생양’이란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배출가스와 연비 기준을 강화해 운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양적으로는 향후 5년간 배출가스 1640만 톤을 추가로 줄이는 것으로, 이로 인한 사회적 편익이 7조8269억 원으로 추산됐다.

정부 정책 기준이 되는 배출가스는 어림치로 계산되기 마련이다. 이때 각 자동차 업체가 공개한 차량 제원이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를 근거로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정되고, 배출가스 특성을 파악한 저감대책이 수립된다.

그런데 자동차 업체가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니, 정부 계획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잡아야하게 됐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또 다시 들어가야 한다.

소비자 배신에 더해 정부 상대 기만행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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