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와 축제마인드
상태바
가을축제와 축제마인드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축제가 한창이다. 연중 가장 기후조건이 좋고 심신이 건강한 시기이므로 자연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것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축제를 다녀보면, 기대보다 훨씬 좋은 것들을 만날 수도 있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 음식과 가락, 특산물과 놀이 등도 지역 축제를 통해 접할 수 있으니 누구나 한두 번쯤은 다녀올 만하다고 여겨진다.

이전 우리나라에서 지역 축제가 속속 출현할 때와는 내용도 크게 달려졌다. ‘말만 축제지 난장판’이라는 말도 많이 나왔다. ‘지역 특산물을 비싸게 팔기 위한 꼼수’라거나, ‘흉내내기식 축제’, ‘교통체증과 바가지 외에는 느낄게 없다’는 등 비판도 잇따랐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축제의 내실을 기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성의있게 손님을 맞아 이름을 크게 키운 축제도 많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한 ‘함평 나비축제’나 ‘보령 머드축제’, ‘산천어 축제’, ‘부산 불꽃축제’ 등은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 영향이었을까. ‘가평 자라섬 재즈축제’나 ‘진주 남강 유등축제’도 최근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러 축제를 둘러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는데, 그것은 축제를 즐기러 그곳을 찾아가는 이들의 축제마인드에 관한 것이다. 말하자면 올바로 즐기는 방식에서 여전히 서툴다는 점이다.

축제이므로 어떻게 즐기건 것이 문제가 될 것 없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 있으나 그것은 올바른 것이 아니다. 종래 지적돼 왔던 주차문화나 쓰레기 문제도 그렇지만, 축제장마다 볼 수 있는 꼴불견으로 만취한 놀이꾼들의 방종이 바로 그것이다.

축제에 왔으므로 한 두잔 술을 즐기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치더라도 도가 지나친 경우가 없지 않다. 일행 수 명~수 십명이 공공의 장소에 판을 벌인 채 내놓고 폭음을 하며 심지어 귀를 찢는 듯한 반주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며 돌아다니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도 남는다.

이들 중 일부는 만취한 채 축제장을 오가며 관계자들 또는 관람객들과도 계속 시비를 하다 마침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한다. 이것은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난장판이다.

좋은 축제는 준비하는 이도, 즐기는 이도 모두 좋은 모습으로 만나고 좋은 기억을 갖고 헤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지킬줄 알아야 축제를 즐길 줄 아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참 부끄러운 모습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