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독일車 4인방, 추락도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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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독일車 4인방, 추락도 거침없이?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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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조작에 고객 부실 대응 및 리콜 구설수
 

배출가스 조작에 고객 부실 대응 및 리콜 구설수

9월 시장 점유율 감소 … 성장 위축 가능성 높아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도하던 독일 4대 브랜드 입지가 올 하반기 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집단소송을 당하고 소비자 AS 불만 확산에 대규모 리콜까지, 안팎에서 구설수에 올랐다.

가장 극적인 반전 상황에 직면한 건 폭스바겐과 아우디. 지난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그룹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발표한 뒤로 국내에서 이들 브랜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폭스바겐과 아우디 한국법인이 지난 8일부터 소비자에게 사과했고, 차량 12만대를 리콜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재고 500대도 전량 회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성난 소비자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에는 기존 판매된 ‘유로5’는 물론 새로운 ‘유로6’ 차량까지 조작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소비자 집단소송도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 9월 말 2명을 시작으로 지난 13일까지 모두 266명이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2000여명이 소송 서류를 보내오는 등 관심이 커져 추후 소송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잇달아 차량 결함으로 리콜 조치까지 이뤄지고 있다. 지난 14일 배출가스 관련 결함으로 폭스바겐∙아우디 차량 2287대에 대한 리콜 계획서가 환경부에 제출됐다. 16일에는 국토교통부에 골프∙제타∙CC∙파사트∙시로코∙티구안∙이오스 모델 리콜 계획서가 제출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리콜은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무관한데도 연이어 문제가 터지면서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져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일선 판매점에 계약 취소와 판매 감소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엉성한 고객 응대로 빈축을 샀다. 지난 9월 전남 광주 거주 한 소비자가 공식 전시장 앞에서 품질에 불만을 품고 골프채 등을 이용해 시가 2억원 상당 차량을 부쉈다. 사건 초기 전시장을 운영하는 해당 딜러사가 해당 소비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급기야 한국법인이 문제 수습에 나서야 했다.

 

사건은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해 갈등이 봉합됐지만 적절한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선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에 유럽에서 잇달아 배출가스와 연비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일 유럽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 업체 ‘이미션스 애널리틱스(EA)’가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차량 평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km당 0.406g로 유로5 기준치 보다 2.2배 높다고 밝혔다. 앞서 9월 말에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실제 주행 소모 연료가 발표 수치보다 평균 48% 많게 나왔고, 신형 A∙C∙E클래스 모델은 50%를 초과했다고 공개했다.

BMW는 연이은 리콜로 고급차답지 않은 품질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말 BMW그룹코리아가 수입·판매한 BMW 5시리즈와 미니 등 24개 차종 5만5712대가 엔진과 안전띠 계통 등 문제로 리콜에 들어갔다. 이어 배출가스 부품 문제 등으로 7시리즈를 비롯해 10개 차종 4496대가, 7월에는 BMW 3시리즈와 4시리즈 444대가 리콜 조치됐다.

시장 안팎으로 문제에 휩싸이자 곧장 판매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독일 4대 브랜드가 지난 9월 거둔 판매 실적은 1만4137대로 전월(1만3245대) 보다 6.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시장은 1만8200대에서 2만381대로 12.0% 늘었다.

이에 따라 독일 4대 브랜드 시장 점유율이 8월에 72.8%에서 9월 들어 69.4%로 3.4%포인트 하락했다. 9월까지 누적 점유율도 67.7%로 전년 동기(69.6%) 대비 1.9%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국내에서 10월 들어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만큼 4분기에 독일 4대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시장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 10월에 폭스바겐의 경우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기존 계약 건수 취소 사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장은 큰 여파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독일 4대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고려하면 수입차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칫 디젤차 중심 수입차 시장 성장 흐름이 단숨에 위축되는 것은 물론, 근간마저 흔들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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