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등 16개사 100대…기사들 전문교육 수료
카카오페이 연계 결제시행…면허전환·요금신고 절차 남아
고급택시 도입 준비에 착수한지 약 3개월 만에 외관상 고급승용차나 다름없는 택시가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호출 플랫폼이 앞서 소개된 가운데 본격적인 택시서비스도 이달 중이면 시작될 예정이다.
카카오(대표 임지훈)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 계획을 공개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고급택시 호출을 위한 서비스 명칭으로, 지난 6월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출시한 택시앱 ‘카카오택시’의 고급버전 격이다.
고급택시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2800cc 이상 차량으로 배기량 기준을 낮추고, 미터기·카드결제기·택시표시등 등 장착의무를 면제하는 등 관련 규제를 전면 완화하면서 도입이 예고됐다. 기존 택시와 달리 호출이나 배회 없이 신고된 요금에 따라 철저히 예약제로만 운행하게 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조만간 서울에서 첫선을 보일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대표 김형민)’에 호출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앱상에서 이뤄진다. 기본요금(3km)은 현행 중형택시보다 5000원, 모범택시보다 3000원 비싼 8000원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며,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미터기를 통해 거리·시간 상호병산제로 계산된 요금이 최종 부과된다.
특히 결제에는 카카오가 독자 개발한 ‘카카오페이’ 자동결제 모듈이 이용된다. 앱에서 결제에 이용할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 두면 카카오택시 블랙 탑승 건에 한해 하차 시점에 해당 카드에서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서비스 시작 시점에는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씨티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만 등록할 수 있으나 내달 중 롯데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전 카드사로 등록 및 이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급택시 차량으로는 법인택시 16개사의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총 100대의 차량이 운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스마트카드사가 출자한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은 지난 8월 서울택시조합·카카오와 ‘고급택시 서비스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기사 모집과 교육, 차량 수급, 앱 개발 등 각각 역할을 분담해 왔다.
특히 고급택시 운전자로는 하이엔의 선발과정을 거쳐 전문 교육과정을 수료한 200여명의 기사가 투입된다. 기존 법인택시와 달리 사납금 없는 월 300만원가량 완전월급제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들 전문기사의 승객맞이·승하차 안내 등 고품위 서비스와 함께 차량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휴대폰충전기 등 편의물품까지 비치해 제공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사업 시작과 함께 업데이트될 카카오택시 승객용 iOS 및 안드로이드 앱 2.0 버전부터 이용할 수 있는데,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후 택시 종류에서 ‘블랙’을 선택하면 고급택시 호출이 가능해 진다. 기사가 기사용 앱을 통해 승객에게 전화를 걸 경우 승객의 전화번호는 일회용 안심번호로 보인다.
이날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블랙이 1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연말까지 200대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서울지역 수요만을 놓고 봐도 향후 1000대까지 늘리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향후 외국인 수요 등을 감안해 외국카드 결제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비스 출범 예정이었던 고급택시는 서울시 인가 지연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하이엔 측은 현재 고급택시 면허전환을 신청한 상태로,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구청에서 번호판을 발급받아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