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교통산업도 세계화의 첨병<한국스마트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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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교통산업도 세계화의 첨병<한국스마트카드>
  •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 승인 2015.10.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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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믿고 찍는 교통카드 ‘티머니’

2004년7월 서울시 버스준공영제도와 함께 탄생한 (주)한국스마트카드. 서울에서만 사용 가능한 ‘티머니’를 내놓은지 11년만에 전국을 넘어 세계로 ‘티머니로드’를 깔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해외 진출 사례가 전해질 때마다 “해외 여행갈 때 ‘티머니’ 가지고 가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이 그려진다고 한다. 티머니의 해외 진출 사례는 한 기업의 해외 진출 그 이상을 의미한다. 서울시의 든든한 정책적 지원이 한국스마트카드의 해외 진출 성공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에 민관협업 진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2007년 뉴질랜드 진출부터 올해 몽골까지 세계가 믿고 찍는 ‘티머니’의 세계를 알아보자.

한국스마트카드의 첫 해외 진출 국가는 마오리족으로 유명한 ‘뉴질랜드’다.

 

2007년10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서 버스의 70%를 운영하고 있는 ‘NZ버스’가 버스통합운영에 따른 교통카드 도입을 선언했다.

이런 와중 뉴질랜드의 교통카드 사업자인 스네퍼사(Sanpper)의 담당자가 서울을 방문해 한국스마트카드의 솔루션을 소개 받고, 큰 관심 보였다. 그리고 그 관심은 실제 사업으로 이어졌다.

웰링턴의 인구는 35만명, 발매된 스내퍼카드(티머니)는 총 35만여장으로 시민들이 한 장씩은 갖고 있는 ‘국민교통카드’가 됐다.

뉴질랜드 진출에서 눈여겨 볼 점은 단순히 교통카드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정산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웰링턴 시민들의 사용한 교통카드의 데이터는 매일 한국으로 날아온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스마트카드 정산센터로 날아온다.

웰링턴시가 교통카드 정산시설을 신설하지 않고, 한국스마트카드에 정산을 맡겼기 때문이다.

국민의 돈을 관리하는 총무역할을 외국 기업에 맡겼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스마트카드의 정산기술을 얼마큼 신뢰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이 기세를 몰아 2010년9월에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진출한다.

뉴질랜드가 단독입찰이었다면 말레이시아는 세계 유수 교통카드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이었다.

쿠알라룸푸르의 공영버스회사인 라피드케이엘사(RapidKL)는 ‘말레이시아 CBTS(Cashless Bus Ticketing System) 구축 사업자 모집’ 공고를 띄운다.

낙찰받은 회사는 AFC 시스템(자동 요금 징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카드 시스템 관련 단말기를 공급해야 한다. 사업 규모는 무려 140억원.

스페인의 인드라(INDRA), 영국의 웨이페어러(WAYFARER) 등 해외에서 내놓으라하는 AFC 전문업체 30여 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말레이시아 부미푸트라 정책(정부기관 입찰에는 말레이시아계 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만 참여할 수 있음)에 따라 현지 회사인 솔시스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2010년9월 한국스마트카트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

스마트카드 관계자는 “서울의 신교통카드 시스템의 운영 경험과 성공 사례, 뉴질랜드 진출 성공 등이 당시 사업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진출한 국가는 입찰 선정 결과가 TV로 생중계된 콜롬비아다. 2011년9월 LG CNS와 함께 선정됐다.

트랜스밀레니오사(TransMilenio S.A., 보고타 교통공사)는 버스요금징수시스템을 개선하고자 ‘보고타시 AFC/BMS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운영 담당 국제공개경쟁입찰’을 발주한다.

한국스마트카드는 LG CNS와 현지기업인 RB사(리카르도 보고타)와 합작법인 형태로 입찰에 참여했다.

스페인 인드라 컨소시엄, 앙헬컴(현지 업체) 등 4개 업체와 경쟁이 붙었다.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은 공공영역이 포함돼 있어 자국 기업에게 매우 유리하다. 당연히 앙헬컴이 유리하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당시 콜롬비아에서는 ‘교통시스템 개선’ 사업자 선정 결과는 TV로 생중계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곳 앙헬컴이 아니라 한국스마트카드가 포함된 LG CNS 컨소시엄이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150억원 규모의 승하차단말기, 유인충전기, 무인충전기, 잔액표시기, 휴대용검표기 등의 공급을 맡게 됐다.

남미 지역 최초 한국스마트카드 솔루션 공급이자 뉴질랜드에 이어 티머니 기술이 해외에 적용되는 두 번째 사례였다.

한국스마트카드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콜롬비아 교통시스템 개선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과 비슷한 교통환경이 한 몫을 했다.

해발 2640m 고산지대에 위치한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서울시 보다 2배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는 서울과 비슷한 1000만명. 남미에서 몇 안 되는 메가시티 중 하나다.

교통시스템은 서울과 매우 닮았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 간선(트렁크)․지선(조날)버스가 운행을 하고, 마을(피더)버스도 있다.

다음으로 진출한 국가는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가 함께 진출한 태국이다.

태국 교통부(Office of Transport and Traffic Policy and Planning, 태국 교통부 산하 교통정책본부)는 운송기관별로 산재해 있는 요금징수 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방콕시 대중교통(버스, 지상철, 지하철 등) 통합 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컨설팅’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태국 현지기업과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현지업체와 경쟁해 2012년12월 최종 수주했다.

한국스마트카드가 지금까지 교통카드시스템을 수출한 적은 있었지만 서울시까지 나서 교통카드 정책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컨설팅한 사례는 처음이었다.

컨설팅 서비스의 사업규모는 6억원 규모이며 한국스마트카드는 2017년 하반기까지 통합정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서의 시스템 감리 역할을 맡았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014년10월에 2번째로 진출한 말레이시아에서 주목할만한 사업을 또 성사시킨다.

2014년10월 107억 규모의 말레이시아 통합정산시스템 구축에 대한 컨설팅(쿠알라룸푸르의 도시철도관련 AFC 구축사업자)을 따낸 것이다.

개별과금․개별정산으로 운영되는 말레이시아 대중교통체계를 서울처럼 환승․통합정산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컨설팅이었다.

글로벌 교통시장에서 100억대의 컨설팅수주는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컨설팅전문기업이 아닌 서비스운영사가 이렇게 대규모 컨설팅을 수주하게 된 것은 더더욱 이례적이다.

다음으로 가장 최근 진출한 ‘몽골 울란바타르’이다.

 

울란바타르시의 교통 상황 그동안 교통지옥이었다.

제대로 된 대중교통시스템을 갖추지 있지 않아 버스를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고, 이는 자가용 자동차로 출퇴근 할 수 밖에 없는 교통 환경→교통량 증가→교통체증의 악순환을 만들었다.

교통시스템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울란바타르시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정책을 벤치마킹하기로 한다. 서울시 대중교통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스마트카드에게 ‘대중교통관제시스템 및 전자결제 시스템 구축사업’을 맡긴다.

한국스마트카드는 현지기업인 다타카드(DATACARD)컨소시엄과 울란바타르스마트카드(Ulaanbaatar Smart Card, USCC)를 설립했다. USCC는 한국스마트카드가 55%, 울란바타르시 24%, 현지기업 3곳 21%의 주식을 보유한 합작사다.

지난 7월 정식서비스를 론칭한 울란바타르는 생각 보다 빠른 변화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내의 버스 정류소처럼 버스 안내 전광판이 들어섰고, 다음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할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되자 버스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지난 9월까지 보급된 카드수는 50만장을 돌파했고 카드사용율이 55%에 육박했다.

현재 몽골 울란바타르에는 교통카드(U-money) 단말기가 설치된 버스 1200대가 시내를 운행 중이고, 400여개의 교통카드 충전상도 확보됐다.

한국의 티머니처럼 소매․유통 등 생활분야로의 서비스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바트울 울란바타르시장은 “한국스마트카드의 교통시스템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준공영제 도입은 물론 택시 등으로 관리영역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운영수익은 10년간 약 1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끝으로 몽골 진출은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해외에 진출한 교과서 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다른 해외 진출 사례에서도 서울시는 안팎으로 큰 도움을 제공해 왔다.

한국스마트카드의 해외 진출이 단순히 기업만의 해외진출이 아니라 민관이 협업하는 상생 진출이어서 그 미래가 더 밝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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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2016-01-04 12:45:15
하는 바램이다. 밀어주기식 사업이 아닌 위 글처럼 한국스마트카드도 상생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kim 2016-01-04 12:43:20
한국 교통시스템의 세계화 노력에 감사를 표합니다.
이렇게 좋은 시스템을 많들 수있게 협력한 분들에게도 착복하지말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좀더 좋지않을까?? 하는 바랩을 해봅니다. 선 진행 후 계약이라는 명목하에 일진행을 하다 일진행이 힘들겠다는 이유로 진행을 중단하는 형태로 협력한 분들의 정보를 빼내는 행위로 위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지 말고 정당하게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함께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